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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풍(檢風)낙엽 '노무현 패밀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일정이 확정되고 불구속이건 구속이건 사법처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참여정부 실세들이 정권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검찰 수사로 사실상 초토화됐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말 이뤄진 대선자금 수사로 측근까지 `읍참마속'하며 권력형 부패와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결국 본인마저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후원자도 정치동지도…`검풍(檢風)낙엽' = 검찰 수사 실마리는 역설적이게도 노 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서 풀렸다.

검찰은 정관계에 금품을 `무차별 살포'한 박 회장의 입에서 노 전 대통령 측에게 흘러간 자금의 꼬리를 밟을 수 있었다.

지난해 말 박 회장을 구속한 수사는 빠르게 노 전 대통령을 최종 목적지로 삼아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정치적 동지 등 측근이 잇따라 표적이 됐다.

`우(右) 광재'로 널리 알려진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박 회장 등으로부터 2억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됐다.

`좌(左) 희정'으로 불린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기업에서 불법 대선자금 6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04년 12월 만기 출소했지만 박 회장에게서 상품권 5천만원어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강 회장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의 수사 리스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도 참여정부 시절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가 결국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고, 박정규 전 민정수석은 박 회장에게서 상품권 1억원 어치를 받아 쓴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박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소환조사를 받는 오명을 썼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유시민, 강금실 전 장관 등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노선을 함께 했던 몇몇을 제외하고 참여정부 실세가 사실상 `공중분해'된 셈.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구속영장 재청구 끝에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고 청와대 예산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고,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두 번째로 구속됐다.

정 전 비서관, 강 회장, 박 회장은 공교롭게 노 전 대통령의 퇴임 뒤 사업을 금전적으로 돕기 위해 2007년 8월 `3자 회동'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가족도 검찰 칼끝에 = 검찰의 수사망은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자신이 직접 거액을 받거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검찰은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 가족을 광범위하게 수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 씨는 세종증권 매각 로비 대가로 29억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상고 동창인 정화삼 씨가 같은 혐의로 지난해 말 구속기소됐다.

건평씨는 돈이 필요한 이정욱(구속) 씨 등 참여정부 측의 정치인과 박 회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박 회장의 사돈 김정복 씨의 국세청장 인사청탁 등 현실 정치에 막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노 전 대통령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건평 씨의 사위이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도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은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일 검찰에 체포된 데 이어 검찰 청사를 수시로 드나들었고, 미국에서 일하던 아들 건호 씨는 이 자금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돼 수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와 사위의 해외 입출금 계좌도 추적을 받았다.

더욱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고 노 전 대통령이 해명하면서 지난 11일 권 여사도 이순자 여사에 이어 대통령 부인으로는 두 번째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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