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부산지역 배전사업 협력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노예계약과 다름 없는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부산의 한전 협력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지부'에 따르면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부산지역 단가협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제9차 단체교섭에서 근로기준법에도 맞지 않는 사측안인 '사용자 제안사항'을 제시했다.
사측안은 ▲기상 등으로 주중에 작업을 못할 경우 휴일에, 주간에 작업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야간에 각각 추가수당 없이 대체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근무시간 안에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수당없이 연장근무하도록 했다.
또 ▲배전업무 외에 운전과 장비가동 등 보조업무를 추가수당 없이 맡길 수 있고 ▲노동자가 과실이나 부주의로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전액 배상하도록 하며 ▲노동자가 과실로 산업재해를 당하더라도 사측에 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사측은 이와 함께 ▲작업현장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노동자에게 1차 경고, 2차 감봉 또는 정직, 3차 해고라는 징계를 할 수 있고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인원감축이 필요하면 별도의 협의 없이 노동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1일 가진 1차 조정에서 "사측안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며 부산지역 단가협의회에 입장철회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국건설노조 부산지부 전기분과 소속 조합원들도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9%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했고, 쟁의조정 기간이 끝나는 24일까지 사측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전 협력업체들이 근로기준법 마저 무시하며 노동자들에게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단가협의회 관계자는 "노조와의 단체협상은 현재 조정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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