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면서 막을 내린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인 경북 봉화군 상운면 산정마을이 관광지로 조성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봉화군에 따르면 최근 관련 용역을 거쳐 이 마을 일대를 관광지로 조성하기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에 20억원 가량의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봉화군은 올해 초부터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직접 주인공을 보고자 이 마을을 찾는 발길이 주말에만 수 백명에 이르자 주차장과 화장실 등 최소한의 편의 시설 마련에 애를 써 왔다.
그러나 최근 영화가 막을 내리자마자 윤곽이 드러난 관광지 조성 방안에는 주차장과 화장실 말고도 마을 입구에 워낭과 소 조형물을 세우는 것을 비롯해 포토존, 소 무덤 공원, 소박물관 조성 등이 포함됐다.
더구나 워낭과 코뚜레 등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계획까지 마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화를 감명깊에 봤다는 40대 직장인 김모(42.경북 예천군)씨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대대적으로 관광지 조성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라며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의 촬영지가 상업화에 물들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봉화군은 요즘 평일 하루 100~200명, 주말 400~500명 등 적잖은 관광객들이 이 마을을 찾고 있는 데다 인근에 청량산 등 유명 관광지가 있어서 연계 관광 차원에서도 산정마을의 관광지 조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재정이 매우 열악한 농촌지역 자치단체로서 우수한 문화자원을 이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봉화군의 바람대로 '워낭소리'의 관광자원화가 원활하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영화 제작사측이 '워낭소리'의 상업적 이용에 대비해 상표등록을 출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칫 봉화군과 영화사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워낭소리' 촬영지를 관광지로 조성함으로써 인간과 소의 소통과 사랑을 다룬 영화의 감동이 쉽게 변질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봉화에 사는 한 30대 직장인은 "영화사에 남을 뜻깊은 기록을 남긴 '워낭소리'의 촬영지를 오랫동안 보존하려는 노력은 좋지만 인위적인 관광지 조성과 기념품 판매에는 반대한다"라며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봉화군 관계자는 "산정마을의 관광지 조성은 아직 구상 단계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돼 있지 않다"라며 "지금 당장은 마을 입구 도로와 주차장, 화장실 등 최소한의 편의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만 서 있다"라고 말했다.
(봉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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