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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응시생의 한숨…"고시보다 힘들어"

"사법 고시는 많이라도 뽑죠, 여경은 수백 명 가운데 한 명을 뽑아요. 준비하는 과정도, 정신적 스트레스도 결코 고시보다 쉽다고 말할 수 없어요."

11일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여경을 채용하기 위한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진 대전 중구 목동의 충남여고 앞.

오전 10시부터 1시간40분 동안 치러진 시험이 끝나자 500여 명의 수험생들이 교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시험은 5명을 뽑는데 569명이 응시해 충남경찰청 사상 최고인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인근 대전여상에서 치러진 대전지방경찰청 소속 여경 공채에 비하면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다.

대전경찰은 단 1명을 뽑는데 무려 232명이 응시해 2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경 공채 시험이 사상 최대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대부분의 응시생들 얼굴엔 시험이 끝났다는 후련함보다는 깊은 수심만이 드리워져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공무원 시험에서는 철폐된 연령 상한제가 경찰에는 적용되기 때문에 경찰 준비생들에게 '1978년생, 만 나이 서른'이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번 응시생 가운데는 1978년생이 모두 11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한 명인 권 모(30.여) 씨는 "5년째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젠 공부를 하기 싫어도 어차피 연령제한에 걸려서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며 "채용인원이 지난해의 1/6밖에 안된다. 사상 최악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여경 시험이 한해 2-3번 치러지는 것을 감안할 때 최소 10여차례는 넘게 시험을 본 것 같다는 권 씨는 "채용인원의 2-3배수를 뽑아놓는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신체검사, 인성검사,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며 "시험의 난이도 마저 높아져,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실제로 들이는 노력이나 공은 여느 고시보다 힘들다"고 덧붙였다.

필기시험에는 최근 2차례나 붙었지만 최종적으로 불합격했다는 권 씨는 "정말 여경되기가 바늘구멍에 낙타들어가기 처럼 힘들다"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경이 되려고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뜯어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숨지었다.

권 씨와 같이 연령제한에 걸리게 된 김 모(30.여)씨도 "6번 정도 시험을 봤는데 이번 경쟁률이 가장 높다"며 "경제도 어렵고 정년이 연장된 여경 신분이 안정적이다보니 많이 몰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경쟁률이 높으면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담을 많이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중간에 과감히 포기해야 했는데 필기에 몇 차례 합격하다보니 계속 공부하게 됐다. 그때 포기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가족, 학교 선.후배, 친구 등 50여명이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며 수험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처음 여경시험을 치르는 딸을 격려하기 위해 시험장에 왔다는 박 모(53)씨는 "딸이 대학입학 시험 치를 때 와보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여전히 떨린다"고 말을 꺼낸 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찰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다보니 경쟁률도 높은 것 같고, 그런 경찰이 되려고 고생하는 딸을 보니 안쓰럽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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