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부터 영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하죠.
G-20 공업화국가(Group of 20)는 산업화된 국가들의 세계경제 협의기구입니다. 국제 경제위기가 재발하는 것을 막겠다며 99년부터 정례화됐고, 매년 회의를 열고 있는데요. 원래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회의였는데 금융위기가 다시 몰아친 지난해 11월, 미국 회의부터 '정상회담'으로 격상됐습니다.
회원국 활동의 실효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회원국은 '19개 나라+EU 의장국'으로 제한돼 있는게 특징입니다. 99년 이래 가입국 변화는 없었구요.
그럼 어떤 나라가 있는지 차분히 살펴볼까요. 먼저 G-7 :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 여기에 G-8 이라고 하면 러시아가 포함되죠. G-20은 G-8 나라들에다가 남아공, 브라질, 인도, 중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터키, 한국, 사우디, 인도네시아, 호주...그리고 EU 의장국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는 G-7 이 좌우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과 개도국 경제의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 라는게 여러가지 지표로 확인이 되면서-즉 선진국과 개도국의 경제가 한 배를 탔다는게 사실화 된거죠- G-20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G-20 국가들은 전세계 GDP 의 90%, 전세계 무역량의 80%,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년 2010년엔 한국에서 G-20 회의가 열릴 예정이구요, 한국이 의장국을 맡게 돼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2007년 명목별 GPD(단위 10억달러)로 세계 주요국의 경제규모를 살펴볼까요.
자료: IMF (2008.10)
| 순위 |
국가명 |
GDP(10억달러) |
| 1 |
미국 |
13,808 |
| 2 |
일본 |
4,382 |
| 3 |
독일 |
3,321 |
| 4 |
중국 |
3,280 |
| 5 |
영국 |
2,804 |
| 6 |
프랑스 |
2,594 |
| 7 |
이탈리아 |
2,105 |
| 8 |
스페인 |
1,440 |
| 9 |
캐나다 |
1,436 |
| 10 |
브라질 |
1,314 |
| 11 |
러시아 |
1,290 |
| 12 |
인도 |
1,101 |
| 13 |
멕시코 |
1,023 |
| 14 |
한국 |
970 |
이 표에서 보면, 1,2,3,5,6,7,9위 나라들은 G-7입니다. 4,10,11,12위 나라들은 브릭스 국가들입니다. G-7은 원래 전통 경제강국들이고, 브릭스 국가들은 세계 지도만 펼쳐봐도 그 면적으로 보나 인구로 보나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는 국가들입니다. 최근 인도와 러시아에 잡히긴 했어도 우리 경제력도 세계 '14위'면 대단한 범주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바로 '스페인' 입니다. 물론 수백년 전 세계 최강국이었지만 아직도 세계 경제 8위의 경제 대국입니다. 그런데 G-7 은 물론 G-20 에도 못 끼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페인은 물론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간간히 불만을 표출해 왔습니다. 사실 스페인은 경제력도 경제력이지만 남미 대륙에서 브라질을 제외한 대부분이 스페인 어권인데다가 아직도 그 문화가 큰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계 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무시받아서는 안되는 나라입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김형오 국회의장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2010년 G-20 의장국인 한국이 스페인을 G-20에 고정국가로 참석하도록 지지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워싱턴 G-20 정상회담에서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스페인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스페인 내부에선 현 정권의 '외교력 상실'이라며 비판 여론이 상당했죠. 결국은 프랑스가 G-20 국가로서, 또 EU의장국으로서 갖고 있던 2석 가운데 1석을 스페인에게 양보해서 참석은 간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이 이렇게 '찬밥' 신세를 받고 있는데 대해서 일단 모두가 잘 난 유럽국가에서 하필 G-7 턱걸이에 못 미쳤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고 있구요. 지난 2004년 좌파인 사회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이라크 파병 군대를 즉각 철수했을 때 미국 부시행정부와 사이가 상당히 껄끄러워지면서 미국의 '눈밖'에 난 게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 싸빠떼로 대통령이 오바마 신임 대통령이 당선자가 되자마자 전화통화를 한 것은 나름 느낀 바가 컸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4월 2일 G-20 정상회담에서 주최국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스페인 정상도 초청을 했으니 일단 체면은 살릴 수 있게 됐습니다. 아프리카 연합위원회 회장과 UN, IMF 등 국제기구 대표들과 함께 초청받은 것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이렇게 미국 중심 헤게모니의 G-7 대신 여러 목소리, 특히 중국이나 유럽의 목소리가 커진 G-20 이었기에 스페인이 나름 간소하나마 '대접'을 받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가 좋은 상태에서 미국 주도의 G-7이나 G-8 이었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였겠지요.
무언가 변화는 분명 있습니다. 경제규모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스페인이 앞으로 어떤 '위치'와 '대접'을 받게 될 지 살펴보면 그동안 반세기 넘게 세계 경제를 지배해 왔던 '헤게모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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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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