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철물잡화체인 버닝스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정부에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부활절 휴일에 개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고객들이 부활절 연휴에 맞춰 집수리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철물잡화점이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 버닝스가 제시한 청원 이유다.
이에 앞서 마이어백화점과 데이비드존스백화점, 케이마트 등 대형쇼핑센터 및 체인점들도 부활절 휴일 때 문을 열 수 있게 해 줄 것을 주정부에 요청했다.
이들 쇼핑센터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부활절 휴일 때 문을 닫게 하면 소비심리가 더 움츠러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부활절 휴일 개점을 청원한 쇼핑센터는 무려 100여개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주정부는 오랜 검토 끝에 최근 '개점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언론들이 29일 전했다.
부활절 휴일에는 근로자들이 종교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종교시설에 가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게 주정부의 설명이다.
또 휴일까지 일을 하게 하면 근로자들이 "회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도 개점 불가 사유의 하나다.
부활절 휴일 개점 청원을 낸 업체 근로자들은 개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드니 도심 일부 쇼핑센터의 경우 예외를 인정해 문을 열도록 했다.
버닝스 관계자는 "근로자들로부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주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 근로자들도 있겠지만 가족을 떠나 돈을 벌고 싶어하는 근로자들도 있는 법"이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날 꽃이 필요하거나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사야 하는 고객들이 있는데도 주정부가 업계의 청원을 외면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주정부는 지난해 부활절 휴일과 크리스마스 및 그 다음날인 복싱데이, 현충일인 안작데이 등 중요한 기념일이나 절기에는 대형쇼핑센터나 체인점의 개점을 허용하지 않기로 하고 관련 법을 개정, 시행에 들어갔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도심 쇼핑센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주정부가 가족 우선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요즘 이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때마다 청원을 제기할 뜻을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가 경기침체를 고려해 앞으로 남은 중요한 기념일이나 절기에 한시적으로 정책을 바꿔 개점을 허용할지 주목된다.
(시드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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