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 총회가 오늘 오전 9시부터 서초동에서 시작됐습니다.
비 내리는 아침이라서 그런지 왠지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주주들이 하나 둘 모였지만 5백석 자리가 마련된 주총장의 좌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224명의 주주, 77%참석률(위임 참석 포함)을 기록했습니다.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열리는 주총을 기념하며 갖가지 비전을 제시하면서 막은 열렸습니다.
당초 많은 언론에서 올 삼성전자 주총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측한 건 두가지 안건이었습니다.
첫째, 배당 문제와 두번째,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건입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배당금 문제는 주주들이 회사에 투자한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엔 1주당 배당금이 보통주 기준으로 7,500원이었습니다. 배당율도 150%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5,000원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배당율 100%죠. 30%넘게 떨어진 배당규모에 주주들이 항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조용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주주들마다 발언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하더군요. 언론에서 하도 많이 접해서였는지 '다 알고 있어...'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오히려 이런 와중에도 '잘 해달라'는 당부로 말을 맺는 주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회사 실적을 다 아니까 그런 것이었겠죠. 참고로 삼성전자의 매출은 전년 7조 4천억 원에서 이번엔 5조 5천억 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배당금 총액도 1조9백억 원에서 7천3백억 원으로 30%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죠.
사실 두번째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건'은 삼성전자측에서 가장 민감하게 준비한 안건이었습니다. 전년 350억 원에서 올해는 무려 200억 원을 늘려 550억 원을 승인해달라고 하니, 주주들이 자기들 배당금은 대폭 줄었는데 과연 이사들의 보수를 60%가까이 늘려달라는 요청에 순순히 응해줄까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너무나도 '놀랍게도', 아무도 이에 문제삼는 주주가 없더군요. 삼성전자측 관계자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지난해 이건희 전 회장과 이학수 고문, 김인주 전 실장 등 쟁쟁한 임원들이 너무나 많이 퇴직했으니, 이들의 퇴직금은 줘야 했던 거니까요. 예상보다 많은 임원들의 퇴직...쩝..
하지만 최근 임원들의 임금 삭감이나 대졸 초임 삭감 등, 이런 분위기에 '살만한' 분들의 보수를 다 챙겨주는 건 도덕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는 다른 문제겠죠. 물론 일반 월급자가 퇴직금 받는 것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얘깁니다.
삼성전자측은 오늘 '축하' 분위깁니다. 일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참여하지 않은데 상당히 다행스럽다는 분위기구요, (참여연대가 삼성전자 주총에 오지 않은 건 4년정도 된 것 같군요) 삼성에 대한 언론보도가 워낙 많다보니 주주들이 '사전 인지'를 하고 충분히 공감대를 갖고 주총장에 참여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참, 그리고 특이한게 하나 있더군요. 오늘 주총을 한 삼성전자나 LG전자나 '오너'들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측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한번도 참석했던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같다고 하더군요. 이상하죠. 자신 스스로가 최대 주주고, 자기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을 1년에 한번 보는 자리인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석해야 마땅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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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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