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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상업가스전 '동해-1 가스전'을 가다

석유공사, 650만배럴 지하비축기지도 건설

김해국제공항에서 남동쪽으로 헬기를 타고 30분쯤(약 58㎞).

망망대해 가운데 철제구조물의 굴뚝 같은 데서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동해-1 가스전'에 이르렀음을 실감한다.

1969년 국내 대륙붕에서 석유탐사를 시작한 이래 30여 년만인 1999년 6월, 31번째 시추공을 뚫은 끝에 경제성 있는 가채매장량이 확인돼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은 곳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이곳에서 하루 평균 가스 1천100t과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1천 배럴을 생산해 각각 한국가스공사와 S-Oil에 공급하고 있다. 가스는 34만 가구가 사용하고, 초경질원유는 자동차 2만대를 운행할 수 있는 규모다.

우리나라를 따라다니던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는 이제 잘못된 말이 됐다.

석유공사 천봉호 가스전관리사무소장은 "물처럼 투명한 초경질원유는 다소 무리는 가겠지만 자동차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순도가 높다"며 "가스전 굴뚝은 쓸모없는 가스를 태워 없애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동해-1 가스전의 시설물은 크게 해상플랫폼과 해저생산시설, 파이프라인 등으로 구성된다.

높이 47m(4층), 길이 93m의 해상플랫폼은 17.5m 높이의 파고와 초속 51m의 바람, 리히터 규모 6의 지진에도 끄떡없게 설계됐고, 가스 분리 및 수분제거 시설과 해양조사설비, 침실, 취사시설, 헬기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해상플랫폼에서는 지하 2천600m 이상에서 이뤄지는 가스 채취 작업을 원격 조종한다.

여기서 1차 정제된 가스와 초경질원유는 75㎞의 파이프라인을 따라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육상처리시설로 옮겨진다.

다시 헬기에 몸을 싣고 육지로 옮겨가 차로 갈아타고 육상처리시설 등이 있는 석유공사 울산지사에 들어서자 `産油韓國(산유한국)의 出發地(출발지)'라고 쓰인 커다란 비석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해상에서 이송된 가스를 구매자의 공급조건에 맞추기 위해 2차 수분제거, 열량 조절 등 처리를 한다.

인근에는 울산 앞바다 원유운반선의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저장하는 비축기지가 있다.

직경 86m, 높이 22m 크기의 저장탱크 18기가 모여 있는 곳이다. 기당 75만 배럴씩, 총 1천281만6천 배럴을 비축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탱크 하나 크기는 장충체육관의 1.2배"라며 "우리나라 하루 총 원유소비량이 210만 배럴이므로 탱크 3개가 하루치"라고 말했다.

한쪽에는 지하동굴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35천3천㎡(10만7천평) 부지에 2010년 2월까지 1천687억원을 들여 65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지하비축기지를 추가로 짓고 있는 것이다.

폭 18m, 높이 30m의 동굴을 총연장 2천m가량 뚫는 공사로, 현재 약 69%의 공정이 진행됐다.

가스공사 선호태 울산지사장은 "지하 동굴 방식의 비축기지는 공사기간이 길고 공사가 어렵지만 건설비용이나 유지비용이 지상탱크보다 적게 들고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하비축기지에서 지상의 유조선이나 석유화학공장으로 끌어올리는 핵심장치인 원유비축기지용 펌프는 전량 노르웨이에서 수입에 의존해오던 것을 최근 현대중공업이 세계 두 번째로 생산에 성공했다.

가스전과 비축기지에 대한 관심은 최근 정부가 2018년까지 약 1조1천억원을 들여 국내 대륙붕 20곳 추가 시추 등을 통해 1억 배럴 이상의 신규 매장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한층 높아졌다.

정부는 1970년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제정해 국내 대륙붕 탐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나 잇단 탐사 실패와 부정적인 국민 인식 등으로 해외자원개발에 비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는 못했다.

1만㎢당 시추공 수는 우리나라가 1.4개로 인접국 일본 5개, 대만 5.9개에 한참 못 미친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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