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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당장 하루가 급한데…"

정부가 5일 선박 매입과 채무조정 프로그램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자 업계는 선박 매입 등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당장 눈에 띄는 지원대책이 없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최소 3년 투자, 현물출자 금지 등의 규제를 담은 선박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선박펀드를 활성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급이 넘치는 해운시장에서 선박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선박투자회사법은 애초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에서 회기가 끝나 4월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정부는 2005년 이후 해운업계가 호황일 때 고가로 사들인 선박이 100여 척 가량 될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시장에서 소화되는 선박을 제외한 60~70척을 대상으로 선박펀드 등을 통해 사들일 예정이다.

선박펀드가 배를 사들이고, 채무의 일정 부분이 조정되면 빚을 끌어다 배를 발주했거나 용선료를 제때 내지 못해 청산 위기에 몰린 해운사들은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7만DWT(재화중량톤수)급 철광석 전용선의 스팟 용선료(약 30일 배를 빌리는데 드는 운임)은 한때 하루 6만달러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11월에는 1천500달러까지 떨어져 비싼 값에 배를 샀던 해운사들은 초주검이 됐다.

외국 선사로부터 비싸게 배를 빌렸던 해운업체들도 선박펀드 등이 매입한 배를 낮은 가격에 용선할 수 있게 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벌크선 업체 관계자는 "배를 빌릴 때 드는 비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으로 선대를 꾸려나가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박투자회사법 개정은 4월 국회에서나 논의가 시작되는 데다, 세계 경제가 동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금융기관을 비롯한 민간 투자자가 선박 매입에 필요한 5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업체들은 하루가 급한 데 4월, 5월에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놓겠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지금도 중소해운사들은 하루하루 운영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에 빠져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자산 기준으로 업계 9위인 삼선로직스가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중소 해운업체 관계자는 "당장 장기적인 구조조정 방안보다는 금융기관 문턱을 낮추는 게 해운업체들한테는 필요한 조치다"라며 "죽기 직전의 환자한테 체질부터 바꾸라고 하면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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