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는 위기를 딛고 총리가 될 수 있을까?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미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오자와 본인에게까지 검찰의 칼끝이 미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정치자금법위반이 있었더라도 일본의 정치 풍토상 검찰에 체포된 오쿠보 비서가 모두 뒤집어쓸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여러 차례 정치인의 비리나 정치자금 문제가 제기되곤 했지만, 오자와 같은 거물 정치인이 기소까지 간 일은 흔치 않습니다. 대개 비서가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처리되거나, 심한 경우 피의자가 된 비서가 자살함으로써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아온 것이 상례였습니다. 숨진 이의 유가족들은 보스가 돌봐주지요.

이번에도 오자와 대표가 즉각 결백을 주장하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한 것도 사태가 본인에게까지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거물 정치인이 기소된 예도 없지는 않습니다. 과거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가 '록히드 스캔들'로 기소돼 숨질 때까지 재판이 계속됐지요.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간사장도 돈 문제로 은퇴해야 했습니다. 이번 오자와 스캔들이 이런 예에 더해지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 아마도 오자와씨는 돈 문제로 추궁당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왔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자와 대표가 형사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해도 자신의 비서가 돈 문제로 처벌될 경우 정치적 책임마저 면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다가올 총선에서 모처럼 민주당이 집권기회를 맞은 상황인 만큼 당내에서 대표직 사퇴론이 제기될 것입니다. 또 선거에서 현재 예상처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가뜩이나 자민당이나 민주당이나 특별한 차이점도 없고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상황에서 당 대표의 의혹은 당으로서도 상당한 짐이 되겠지요.

이런 모든 어려움을 딛고 총리가 되더라도 경제위기를 극복해낼 능력이 오자와 대표에게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오자와대표는 첫 당선때인 1969년부터 다나카 전 총리의 도움을 받았고, 그 뒤에도 줄곧 다나카파에 속해 있었습니다. 다나카 전 총리의 장례는 물론, 매 기일마다 빠짐없이 추도식에 참석한 몇 안 되는 골수 다나카맨입니다.

또 자민당 탈당 뒤 몇 차례에 걸친 내각구성에서 본인이 나서지 못하고 호소카와씨나 하타씨를 밀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당시 대중이미지가 좋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2007년엔 후쿠다 당시 총리와 면담에서 연립정권문제를 논의했다가 당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에 걸친 정치생명의 위기 속에서도 지금까지 버텨온 끈기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구시대 정치인 이미지를 벗지 못한 오자와대표가 과연 일본의 새 선장이 될 수 있을지, 아베, 후쿠다, 아소 3대에 걸친 단명 정권과는 달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일본의 장래를 개척하는 총리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말대로 미국의 심부름꾼에 그치다 또 하나의 단명 총리로 정치를 마감할지, 그 결과가 21세기 일본의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이은종 기자는 그동안 사회.국제 이슈와 경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취재와 데스크를 거치고 현재 SBS 보도국 특임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에서 뿜어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함께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식견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