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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반환을 둘러싼 각국의 '총성없는 전쟁'

중국, 이집트, 이탈리아…도처에 '약탈 피해자'

"우리 문화재를 돌려줘"

억울한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최근 열린 고(故) 이브 생 로랑의 소장품 경매에 중국 문화재가 등장하면서 중국이 '문화재 약탈 피해자'로 부각됐지만, 중국 이외에도 많은 국가들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년 동안 약탈당한 문화재를 돌려받지 못해 애를 태워왔다.

미국 매클래치 신문은 2일 "약탈 문화재 반환 싸움, 극단으로 치닫다"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어, 약탈 문화재를 둘러싼 각국 간 '총성 없는 싸움'을 소개했다.

먼저, 13억 중국인을 분노하게 만든 '원명원(圓明園, 중국 청나라 황제의 여름 별장) 12 지신상(十二支神像) 사건'이다.

12 지신상은 1860년 중국을 침략한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 쥐머리ㆍ토끼머리 조각상이 최근 경매에 등장한 것이다.

이를 인지한 중국 정부는 경매 시작 전부터 주관사인 크리스티 및 프랑스 정부 측에 "약탈 문화재의 경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에 반발한 한 중국인 수집상이 문제의 청동상을 고가에 낙찰받은 뒤 약탈 문화재임을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는 문화재가 많은 만큼 반출된 문화재도 많다.

 


독일과 분쟁 중인 '네페르티티(이집트 신왕조 시대 파라오인 아멘호텝 4세의 부인) 흉상'을 비롯, 많은 문화재가 각국 박물관에 버젓이 진열돼 있으며, 이집트에서 반출된 각종 오벨리스크는 아예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페루는 마추픽추 유적에서 발굴된 유물을 찾기 위해 최근 미국 예일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저명한 고고학자인 하이럼 빙햄 3세가 1911년부터 1915년 사이에 마추픽추 유적에서 가져간 4만점 이상의 유물을 되찾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그리스는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파르테논 신전 벽화 조각(일명 '엘긴 마블')을 되찾기 위해 영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까지 등장한 앙코르와트 사원 유적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폐쇄됐던 국립박물관을 최근 재개관한 이라크 정부 역시 전쟁 이후 잃어버린 문화재 9천400여점을 되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같은 '문화 전쟁'의 결과로 유물을 되찾는 데 성공한 국가도 있다.

끈질긴 압박과 회유 끝에 미국 '게티 박물관'으로부터는 40여점의 유물을, 클리블랜드 미술관으로부터는 14점의 유물을 되돌려 받는 데 성공한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는 오늘도 큰 성과 없이 분루를 삼키고 있다. 약탈 문화재 반환에 관한 국제법상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각국의 분쟁에 가장 많이 원용되는 규정은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난 1970년 채택한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인데, 이는 1970년 이후에 거래된 약탈 문화재에만 적용돼 분쟁 해결에 한계가 있다.

미술사 및 고고학 전문가인 루실 A. 루생 교수는 최근 중국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이 의혹을 제기한 물품들은 약탈당한 게 분명하지만, 이는 약탈 문화재에 대한 국제법상의 규정이 정립되지 않았을 때 벌어진 일"이라면서 중국이 크리스티 측에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법적 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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