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여의도 정 반장] 하느님은 누구 편일까?

정치부 정반장,정준형 기잡니다. 언론관계법을 포함한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국회가 연일 소란스럽니다. 지난해 연말과 올 연초 벌어졌던 국회 파행사태가 재연된 듯 합니다만, 이번에는 쟁점법안 처리가 임박한듯한 분위기여서 오히려 긴장감은 지난번 파행 사태 당시보다 더욱 고조된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정치권의 혼돈을 어떻게 바라보고있을까요? 최대 쟁점인 언론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은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 이야기를 꺼낸다는게, 자칫 신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적절치 않아보이긴 합니다만,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난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에서 언론관계법을 기습 상정한 한나라당 소속의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국회 가톨릭 신자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같은 문방위의 민주당 간사이면서 고흥길 위원장이 언론관계법을 상정하려할 때 제일 먼저 뛰쳐나가 막으려한 전병헌 의원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으며, 서울의 한 교회 집사이기도 합니다.

두 의원 모두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똑같은 하느님(**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을 믿고있습니다. 고흥길 위원장은 아마도 25일 언론관계법을 기습적으로 상정하기에 앞서 "잘 되게 해달라"며 하느님께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을 것입니다. 또 상정을 하고 난 뒤에도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따로 기도를 했을 겁니다. 전병헌 의원도 마찬가지로 언론관계법 상정을 전후해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렸을지 모릅니다.

두 의원을 예로 들었습니다만,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전선의 최전방에 나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기독교를 믿는 분들이 여러분 계십니다. 그분들 모두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각자 마음속에 모신 하느님(하나님)께 자신들이 믿는 정의가 이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기도를 안한다면 선거를 의식한 사이비 신자들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혼란스럽습니다. 왜 우리 정치는 이래야만하는지, 왜 이렇게 으르렁대며 싸워야만하는지, 왜 미국이나 유럽 정치인들처럼 세련되게 협상을 못하는 것인지, 왜 지금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언론관계법 개정이 중요한 것인지...

하느님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합에 나서는 선수들이 모두 기독교 신자일 경우, 그들 모두 자신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각자 기도하지 않겠습니까? 어디에서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요!

이번 여야의 쟁점법안 대치 국면에서 하느님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요? 자신에게 보다 간절하게 기도한 쪽의 손을 들어줄까요? 아닐겁니다. 개인적 사리사욕과 당리당략보다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의 기도를 들어줄 겁니다.

아니, 그보다는 "아이구 나도 모르겠다. 인간사 일이니, 나쁜 죄만 짓지말고 너희들끼리 실컷 싸우고 알아서 해라" 라며 팔짱을 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왜냐,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전투구하는 정치인들의 다툼을 판정하려다보면 하느님마저 혼란스러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편집자주] 90년대 SBS 사회부의 민완기자였던 정준형 기자는 법조팀과 경제부 등을 거쳐, 사회부 사건팀을 이끄는 시경 캡을 역임한 뒤 지금은 정치부 야당팀의 현장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때론 거칠면서도 정이 듬뿍 넘치는 인간미가 담긴 뜨끈뜨끈한 기사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