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이 민주노총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공동논평을 내고 "비뚤어진 조직 중심주의, 조직보위론으로 더 이상 개인의 인권을 억압하고 가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뻐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20여개 여성단체들은 10일 발표한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과 제언'이라는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이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로 종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며, 더 나아가 민주노총 내부의 권력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과 남성중심적 조직문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여전히 강고한 가부장적 조직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는 사회운동단체들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며 "민주노총을 비롯한 많은 진보운동단체가 성폭력 예방 및 처리에 관한 내부 규약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태도와 감수성은 여전히 매우 일천한 수준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 측에는 내부적으로 사건을 처리하자고 약속하면서도 간부들이 술자리에서 사건을 여과없이 이야기하며 언론에 유출했다"며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감수성과 총체적인 인권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노총 역할론과 조직보위론을 내세워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유보하고 피해자를 압박했다"며 "민주노총이 진정 지켜야할 조직은 '조직보위'라는 이름으로 가해자가 피해자를 압박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조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권침해도 생기지 않게 고심하는 조직,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깨끗하게 해결하는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간부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 등 민주노총이 제시한 대안은 이미 민주노총에 존재하고 있는 규정"이라며 "이미 진행돼 온 교육을 면밀히 평가하고 교육이 내실있게 작용하지 못한 원인을 파악해 실효성 있는 계획을 세우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새롭게 구성되는 비대위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사건의 해결과 반성폭력 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아래로부터의 일상적인 조직 체질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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