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진사퇴가 가져올 정국 전환 효과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내정자의 사퇴로 지난달 20일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 발생이후 3주 가까이 여권을 짓눌렀던 정치적 부담을 떨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는 자신의 명예뿐 아니라 경찰의 명예를 지킨 처신"이라고 높게 평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당 지도부는 김 내정자의 사퇴로 인해 2월 임시국회가 좀 더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향후 원내전략 조정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임시국회를 '용산국회'라고 규정한 뒤 용산사고의 정치쟁점화를 위해 일부 사회단체들과 장외집회까지 개최하는 등 팔을 걷고 나선 민주당의 동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 때문이다.
당장 이날 열릴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11일로 예정된 용산사고에 대한 긴급현안질의도 한나라당이 목표로 하는 '경제국회'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별다른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원내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내정자가 사퇴하고 나면 인사청문회나 긴급현안질의나 모두 맥이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면 과제인 쟁점법안 처리에 가속도를 내겠다는게 한나라당의 계획이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부터라도 상임위원장들을 독려해서 상임위에 계류 중인 모든 법안을 상정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독으로라도 하라"고 지시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용산사고라는 불안요소가 사실상 정리된만큼 향후 '경제국회'라는 키워드로 정국을 주도할 경우에도 여론의 지지를 받는데 문제가 없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이 제출한 용산사고에 대한 특별검사도입 법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거부입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특검법안에 대해 "국민은 민주당의 노림수를 안다"며 "민주당은 만년 야당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내정자의 사퇴로 여론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용산사고와 관련된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당내에서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향후 정국운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의원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 내정자가 자기 의사로 자진사퇴한 모양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진압작전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더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신지호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도의적 책임을 경찰에게 적용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경찰이 직접적 책임이 없는데 꼭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한국 법치주의의 확립을 위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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