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자통법 첫날…펀드 판매 '조심조심'

은행·증권사 창구 한산…가입에 시간 걸려, 문의 쇄도, 고객-직원 실랑이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첫날인 4일 오전 시중은행과 증권사 창구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은 한층 까다로워진 투자자보호제도로 인해 고객맞이에 앞서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이날 은행과 증권사 지점을 찾은 고객들은 '투자자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하는 등 갖춰야 하는 각종 서류가 많아지고 가입절차도 복잡해져 펀드 가입에 시간이 종전보다 더 걸리자 다소 불편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비록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펀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게 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과 증권사 지점에서는 새 제도 시행에 따른 각종 문의가 잇따랐으며, 복잡한 펀드가입절차로 인해 고객과 증권사 직원들간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고, 펀드 가입에 시간이 너무 걸려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일부 판매사직원들의 불평도 잇따랐다.

◇ 은행 창구 한산…고객 불편 속 긍정 평가

자통법 시행 첫날인 이날 오전 시중은행들의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자통법 시행으로 가장 달라지는 점은 고객들이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을 신규로 가입할 때 '투자자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는 등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이날 펀드를 가입하기 위해 우리은행 지점을 찾은 한 고객은 "예전에 비해 징구서류가 많아지고 가입절차가 복잡해져 펀드 가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이 다소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상담을 통해 펀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게 된 점이 좋아 향후 펀드의 불완전 판매로 인한 은행과의 분쟁 소지는 없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나골드클럽의 김학년 PB팀장은 "금융상품 판매 절차가 복잡해진만큼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오전 중 펀드를 직접 가입해서 절차를 익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이 기존에 펀드를 이미 가입한 데다 증시가 불안정하면서 이날 오전 중 새로 펀드에 가입하는 신규 고객들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신한은행 영업부 박지연 차장은 "증시불안으로 최근 영업점에서 펀드 신규 가입자가 하루에 1~2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신규 가입을 하지 않는 한 자통법 시행으로 고객들이 당장 달라진 점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분당파크뷰 지점 관계자도 "최근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펀드 관련 상담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다만 일부 고객들은 자통법이 시행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전화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은행들은 자통법 시행에 맞춰 기존에 전 영업점의 모든 창구를 통해 이뤄지던 투자상품 상담 및 판매를 VIP코너 또는 투자상담창구에서만 이뤄지도록 개편했다.

◇ 증권사 창구 '조심 또 조심'

자통법 시행 첫날인 이날 새로 설치된 각 증권사 펀드전용 창구에서는 직원들이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작년 말부터 아침 저녁으로 사내 교육과 롤플레잉으로 끊임없이 새 투자권유제도를 연습해왔지만, 실제 고객을 앞에 두고 시행하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전 9시30분 미래에셋증권 여의도 본점 영업부에 들어가 펀드 관련 상담을 요청하자, 곧바로 직원이 펀드전용창구로 안내했다. "오늘부터 자통법에 따른 새 제도가 시행돼 바뀌는 직원들이 다소 서툴더라도 양해해달라"고 부탁했다.

자산관리계좌(CMA) 개설을 요청했더니 투자성향 진단 설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10여분에 걸쳐 연령, 투자기간, 투자경험, 금융자산내 투자비중, 소득상태, 손실감내도 등의 문항을 풀었더니 69점이 나와 '안정형'에 해당돼 CMA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창구 직원은 "만약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려면 별도로 고객의 지정에 따라 가입을 한다는 각서를 써야 한다"며 "직원들끼리 서로 고객역할, 창구직원 역할을 하면서 롤플레잉을 하기는 했지만 직접 고객을 상대하기는 처음이라 떨린다"고 말했다.

옆 창구에서도 고객들에게 자통법 시행과 투자성향 진단 의무화를 알리는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각 증권사 지점에는 새 제도 시행에 따른 문의와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투자성향 진단도 좋지만 향후 월급이 오를 것 같냐는 설문에 응답하게 하자 안면있던 고객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런 것을 작성하게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영업면에서 마이너스인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지점장은 "일선 상황을 전혀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영업을 해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지점에서 이런 것을 하고 있으면 언제 영업을 하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