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병원들의 스타급 의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의료기관으로 오는 3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은 야심차게 준비 중인 '가톨릭암센터' 소장에 암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미국 뉴욕의대 혈액종양내과 전후근(65) 교수를 영입했다.
전 교수는 현 가톨릭의료원의 모태인 명동성모병원 원장을 지낸 고(故) 전종휘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의 장남으로, 196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메모리얼 슬론-캐터링 암센터 펠로우(전임의사), 미국 암연구소 항암 치료분야 수석연구원을 거쳐 뉴욕대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퇴임했다.
가톨릭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을 지으면서부터 전 교수 영입을 추진했지만, 암센터 운영 등에 대한 이견으로 최근까지도 영입을 확정짓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의료원 측이 암센터에 독립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을 주기로 하면서 계약이 최종 타결돼 다음달 1일부터 암센터 소장으로 정식 근무할 예정이다.
전 교수 영입을 위해 가톨릭의료원은 암센터 인근 아파트를 제공하고, 고액의 연봉을 주는 등 파격적 대우를 제시한 것은 물론, 동료 의사들까지 영입에 적극 나섰다는 후문이다.
가톨릭암센터는 앞으로 고형암과 혈액암 분야를 축으로, 암센터 안에 모든 암 진료과가 들어가는 미국식 암센터를 모델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혈액암 중 만성골수성백혈병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여의도성모병원 김동욱 교수팀도 이 암센터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원래는 암센터와 별도로 골수이식센터, 여성암센터를 두기로 했지만 전 교수의 요청에 따라 모든 암 관련 진료과를 암센터 내에 두기로 했다"면서 "암센터 소장의 지위도 부원장급으로 격상시켜 새로운 서구형 암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은 '스타급 의사 모시기'에 가장 활발한 병원 중 하나다. 이 병원은 2005년 새 병원을 개원한 이후 국내외에서 유명의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이미 2007년 심장수술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출신의 송명근 교수를 의료계 최고 대우로 영입해 '송명근심혈관외과클리닉'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기부전 치료제 개발의 단서를 제공한 미 캘리포니아대 루이스 J 이그나로 교수를 석학교수로 임명했다.
또 이 병원은 고려대의료원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이바지한 홍승길 고려대 전 의무부총장을 의무부총장보로 영입했으며, 유방암 수술 권위자로 원자력병원장을 지낸 백남선 교수와 대장암 분야 명의로 꼽히는 황대용 교수를 연이어 스카우트했다.
고려대의료원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해 2월 미국 콜롬비아의대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를 역임한 필립 박(Philip Bhark) 교수를 안암병원 임상 초빙교수로 영입한 이후 9월에는 유방암 수술 분야 권위자로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암센터장과 암예방검진센터장을 지낸 이은숙 박사를 새로 영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5월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대 출신의 오재건 미국 메이요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를 2년 임기의 심장혈관센터 공동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는 메이요클리닉이 현직 교수를 자국 이외의 의료기관에 장기간 파견한 것은 병원 건립 120년 역사상 처음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조장희 박사와 김성진 박사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국내 의료계에 해외파 석학 유치의 신호탄을 쏴 올린 가천의대는 그동안 연세대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에 가정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윤방부 명예교수를 지난해 12월 석좌교수 겸 대외협력부총장으로 영입했다.
또 아주대병원 출신으로 소화기질환 분야 권위자인 함기백 교수도 오는 2월 새로 영입할 예정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요즘 병원들이 스타급 의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유명의사를 이용한 홍보효과 극대화와 함께 내부적으로 의료의 질을 높이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국내 의료기관이 세계화되려면 앞으로 이 같은 인력스카우트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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