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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틈타 '한탕' 노린 밀렵 기승

극심한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겨울 야생동물 밀렵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밀렵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전국 11개 지부에서 적발한 밀렵건수는 모두 499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 늘었다.

불경기에 밀렵이 늘어나는 것은 비교적 쉽게 두툼한 현금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얘기다.

멧돼지 한 마리를 잡으면 최소한 2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것. 살코기가 100만원, 쓸개가 100만원에 팔리고 가죽은 따로 거래된다. 비교적 잡기 쉬운 고라니는 수십만원, 꿩은 1만∼3만원에 팔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기와 가죽은 점조직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은 수요자가 박제용으로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감시단원은 "밀렵으로 구속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례가 드물고 처벌도 보통 벌금 몇십만원 안팎으로 약하다"면서 "멧돼지 한 마리 잡으면 100만원이니 벌 금 몇십만원을 내도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밀렵에 한번 맛들이면 적발된 이후에도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도 범행 증가의 원인이라고 감시단 측은 전했다.

또한 밀렵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것도 적발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도주나 운반이 용이한 총기밀렵이 여전히 전체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증거가 남지 않는 사냥견을 이용한 밀렵이 늘고 있어 감시단원들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사냥허가구역이 아닌 지역에서 총을 갖고 다니면 미수범도 처벌할 수 있지만, 사냥견은 법적 구분이 없어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 올무 등 불법 사냥도구를 이용한 밀렵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밀렵감시단의 김철훈 단장은 "밀렵꾼들의 과반수는 다른 본업을 지니고 있다"면서 "올 겨울 밀렵이 늘어난 것은 경제가 어려우면 도박장이나 경마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듯 실업자나 부수입을 노리는 이들이 몰린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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