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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혹한의 추위 '비상'

취재기자 출입증 발급시 핫팩 제공도

오는 20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최근 수도 워싱턴 D.C 일대가 연일 영하의 혹한 날씨를 기록하면서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에 강추위 극복을 위한 비상이 걸렸다.

취임식 준비위는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 역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 취임식의 질서유지뿐만 아니라 테러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데도 손이 모자랄 지경이지만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준비위는 17일(현지시간) 취임식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에게 독수리가 의사당을 떠받치고 있는 문양에 `다 함께 미국을 새롭게 만들어가자'는 문구가 들어간 의사당과 내셔널몰 출입용 신분증을 배부하면서 2009년 취임식 파워 소스라는 이름을 붙인 방한용 핫팩까지 제공했다.

준비위는 또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기념품으로 방한복까지 팔고 있으며 취임식 당일 추위로 동상을 입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잠시 잠시 들러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한파긴급대피소를 행사장 인근 건물 실내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취임식 행사 안전을 이유로 도심에서 쫓겨난 워싱턴 노숙자들을 위해 18일부터 21일까지 10여 곳에 임시 숙소를 설치해 이들도 임시 숙소에 설치된 TV를 통해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취임식 취재 출입증 배부를 돕고 있던 한 자원봉사자는 출입증과 미디어 가이드, 핫팩이 든 봉투를 건네주면서 "취임식 날 날씨가 걱정"이라면서 "제발 날씨가 오늘처럼 내려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최근 날씨는 포근하기까지 했던 예년과 달리 영하 6도∼영하 12로 뚝 떨어진데다 취임식 당일 날씨도 0도에서 영하 4-5도가 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매서운 포토맥 강바람까지 불어닥칠 경우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보다 훨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포토맥 강도 서울의 한강처럼 몇십 년 만에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포토맥 강은 한강보다 유속이 빨라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이런 기상예보와 강추위에도 오바마 당선인은 야외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회 취임식위원회 위원장은 200만명 달하는 사람들이 취임식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들 것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취임식은 그대로 야외에서 치르기로 했다"면서 "그것은 오바마 당선인의 요청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지난 1857년까지 하원 의사당으로 사용했던 내셔널 스태추어리 홀에서 취임식 행사를 하는 비상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취임식을 혹한의 날씨 때문에 실내에서 치른 경우도 있으며 야외행사를 강행하다가 폐렴을 얻어 대통령이 취임 후 얼마 안 돼 사망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져 체감온도가 무려 영하 20도나 됐던 지난 1985년 1월 취임식을 실내로 옮겨 의사당 중앙홀인 로우턴더(Rotunda. 둥근천장 홀)에서 거행했다.

윌리엄 해리슨 대통령은 1841년 취임식 때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한모와 코트도 걸치지 않은 채 1시간40분에 걸친 역사상 최장 취임사를 하다가 얻은 폐렴 때문에 결국 1개월 뒤에 사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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