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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분석·전망' 필요한 국회 관련 뉴스

"국민을 위해 싸운다는 여야. 정작 국민은 전혀 반갑지도 고맙지도 않다." "경제위기 극복과 새 정치에 대한 정치권의 다짐이 공허하게만 들린다." "내일 오후의 협상은 여야의 새해 다짐대로 희망의 정치가 가능할 것인지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해 첫날 국회 소식을 전한 SBS 뉴스는 그동안 나왔던 국회관련 보도의 결정판이라 할 만 합니다.

분석이 없는 분석, 전망 아닌 전망과 함께 국회에 대한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만을 강조해 온 SBS 뉴스의 국회보도는 지난주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해 12월 29일 김형오 국회의장은 시급한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쟁점법안은 1월 8일까지 여·야가 협의해서 처리하는 중재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SBS 뉴스는 이 중재안이 양쪽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며, 연내 처리 방침을 고집해온 한나라당과 전면 거부를 주장해온 민주당 모두 한 발씩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연내 처리는 어렵게 된 상황에서 법안 처리 시한을 일주일 정도 연기한 것이 어떻게 한나라당의 양보가 되고, 여야 주장의 절충이 되는 것인지를 뉴스는 설명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날 뉴스는 또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민주당이 본회의장 점거부터 풀 것으로 보이고, 반대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여야의 극한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했습니다.

협상이 타결되면 야당이 본회의장 점거를 풀고, 결렬되면 여야가 충돌한다는 것은 전망이 아니라 동어반복일 뿐입니다. 31일 뉴스는 여야가 양당 대표의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은 본 회의장을 점거한 야당의원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경우 정치권 전체를 향해 비난여론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화를 지속하느냐 농성하는 야당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느냐 하는 선택은 한나라당의 몫입니다. 따라서 '정치권 전체를 향해 쏟아질 비난'이라는 것은 정확한 보도가 아닙니다. 안건 상정과 표결 결과 선포는 국회의장석에서만 할 수 있다는 국회법 규정은 박정희 정권 당시 3선 개헌안을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제3별관에서 기습적으로 의결했던 것과 같은 파행을 막는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법의 이 규정에 따라 소수당은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에 대한 최후의 저지수단으로 의장석 점거라는 물리적 행동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야당과 여당 중 누가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인가는 농성과 강제해산이라는 행동자체가 아니라 쟁점 법안의 내용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쟁점 법안의 국회 의결과 의결 저지 중 어느 쪽에 민의가 실렸는가 하는 것이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국회가 싸우고 있는 동안 언론이 더욱 열심히 해야 할 일은 싸우는 것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쟁점 법안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추적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지난 해 12월 25일 SBS 뉴스는 최대 쟁점인 방송법과 신문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시민단체와 학계도 찬반으로 갈려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이 인용한 찬반의 주장은 한 시민단체 간부의 반대 주장과 한 언론학 교수의 찬성 주장뿐이었습니다. 미디어 관련법 개정에 반대하는 전국언론노조가 지난 2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것을 제외하고는 시민단체와 학계가 어떻게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가 뉴스의 보도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난 26일 SBS 뉴스는 이번 파업이 불법인 만큼 파업에 가담한 일부 노조원은 사규에 따라 조치될 것임을 SBS가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SBS가 불법 파업이라고 규정한 것은 언론노조의 이번 총파업이 불법이라는 정부쪽 주장을 받아들인 것인지, 독자적인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나온 판단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SBS 노조가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SBS 뉴스가 파업이 불법이라는 회사의 입장을 밝힌 것은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주 SBS 뉴스는 올해 서민들이 직면할 경제 상황과 어려운 이웃을 향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들을 전했습니다. 대기업들의 올 신규 채용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이며, 작년 하반기 실질임금이 IMF 구제금융 사태이후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시중금리는 내려가지만, 은행들이 한도를 축소화고 대출심사를 강화하여 서민들이 대출받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소비심리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 수준으로 하락했고, 광공업 생산은 10년 전보다 더 심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자선의 손길도 분주합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성탄절을 맞아 불우이웃과 어린이를 돕기 위한 자선아이스쇼를 펼쳤고, 한국 탁구의 '드라이브 황제' 김택수 총감독과, '핑퐁 여왕'으로 불렸던 현정화 감독이 자선경기에서 이색 대결을 펼쳤습니다. 봉투를 접거나 폐지를 주워 생활하고 있는 쪽방 촌 주민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성금을 내놨습니다.

사람들은 올해 서민생활이 10년 전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련이 오면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 또한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쪽방 촌 주민들까지 이웃을 돕겠다고 일어섰습니다. 피겨 여왕, 드라이브 황제, 핑퐁 여왕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 무엇을 더 가졌는가를 점검하고 공동체를 위해 이를 내 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SBS 뉴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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