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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의 경제학] 겨울 별미, 뜨끈한 순댓국

옷깃 사이로 찬바람이 매서운 요즘.

이런 날에는 뚝배기에 펄펄 끓어 나오는?

[순댓국이 생각나죠.]

[순댓국이죠.]

옳거니 겨울에 생각나는 음식 1순위 바로 순댓국이로세.

돼지 소창으로 만든 순대에  머릿고기, 염통 등 돼지 부속물을 넣은 다음, 돼지사골 육수를 붓고 보글보글 끓여 파와 양념장을 넣어주면 얼어붙은 속까지 확 풀어주는  순댓국이 완성된다.

뜨끈하고 얼큰한 순댓국.

서민요리의 대명사답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딱히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데.

하지만 이 집이나 저 집이나 그 맛이 그 맛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순댓국 전문점에도 엄연히 대박집과 쪽박집이 있었으니~

과연 그 맛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서울 연희동의 한 주택가.

점심시간이 되자, 어느 한 집으로 차량들이 일제히 몰려드는데.

웬 가정집 방문 차량이 이렇게나 많은지 아니, 오늘 이 집에 잔치라도 열렸나요?

[식사하러 온 차들이죠.]

알고 보니 이곳은 가정집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는 순댓국 전문점.

내부로 들어가보니 일반 가정집과 다를 바 없이 편안하고 아늑함을 주는데.

[아줌마 여기 얼큰이 4개요.]

[사장님 얼큰이 3개요.]

[얼큰이 하나요.]

아니, 여기저기서 부르는 얼큰이, 얼굴이 크다는 말인가? 얼큰이가 도대체 뭐죠?

[저희 집 순댓국입니다.]

아하 얼큰하다 해서 붙여진 그 이름, 바로 얼큰이 순댓국.

추운 겨울, 사람들의 몸과 입맛을 녹이는 그 맛에 음식점 여기저기선 감동의 탄성이 메아리친다.

사람들이 꼽는 이곳 맛의 비결 첫 번째는 바로 국물.

[깔끔하고 얼큰해요.]

[국물이 진해요.]

손님들의 입맛을 당긴 그 국물의 비법을 찾아 주방으로 가 보니~

커다란 가마솥에 한가득 끓고 있는 육수.

다른 집 육수와 달라 보이지 않는데.

[24시간 꺼지지 않는 육수.]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홍승삼/순댓국 전문점 사장 : 육수를 꾸준하게 같은 맛을 유지하려면 일정하게 끓여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24시간 끓이고 있습니다.]

일정한 맛을 내기위해 24시간 꺼지지 않은 불의 육수는 10년이 넘게 끓고 있다고 한다.

[육수를 내서 팔 양을 덜어내고 또 물을 타서 계속 끓이는 거죠. 그러면서 사골은 바꿔주고.]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갖고 있는 장인 정신이라고 할까 저희 집은 항상 꺼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죠.]

이렇게 10년 넘게 변하지 않는 육수의 깊은 맛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맛의 비결 두 번째는 바로 순대.

[보통 순대보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있습니다.]

[부드럽게 하는 뭔가 비결이 있는 것 같아요.]

홍승삼 사장의 장모인 장재숙 할머니.

평양이 고향인 장 할머니는 정통 평양식 순대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는데.

남쪽지방과 다른 3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장재숙(82세) : 여기 이남에는 찹쌀하고 당면을 넣지만 북쪽에는 이거 3가지 넣어요. (돼지)기름하고 껍데기, 염통.]

돼지기름을 넣는다구요?

[부드럽죠. 부드러워. 기름으로 하니까.]

오호라~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의 비결은 바로 돼지기름.

그렇다면 다른 순대와는 확실히 다른 쫄깃한 맛은 어떻게 냈을까?

손질한 소창을 갖고 냉동실로 향하는 홍 사장, 아니 냉동실엔 왜?

[탄력이 좋아지니까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냉동실 보관이 탄력을 좋게 한다?

개업 초창기, 정성으로 만든 순대는 삶기만 하면 터지기 일쑤였다.

도저히 팔 수 없을 정도로 모양이 일그러진 순대.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했던 홍 사장은 3~4년 동안 갖은 방법을 동원한 끝에 소금에 절인 소창을 냉동실에서 숙성하면 탄력 있는 육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생선을 오래 보관하려면 소금을 치잖아요. 그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소금을 넣어서 보관하면 좋지 않을까 했는데 그 생각이 맞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숙성된 소창은 터지지도 않을뿐더러 쫄깃하게 씹히는 맛까지 생겨 손님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순대로 거듭나게 됐던 것.

경기도 일산의 한 채소밭, 이곳에선 홍 사장의 아버지가 직접 갖가지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퇴비를 많이 넣고 비료를 안 썼기 때문에 좋고, 향도 좋고.]

제대로 된 퇴비와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하는 채소.

이런 신선하고 깨끗한 재료가 순댓국집의 명성을 떨치게 한 세 번째 비결이다.

[오늘 파 좋네요. 이거 한 10단 정도 가져가야죠.]

신선한 재료가 신선한 맛을 유지시켜준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그것을 제대로 지켜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홍승삼/순댓국 전문점 사장 : 장마 때나 겨울 철 채소가 안 나올 때는 저희 집 음식 값 보다 채소 값이 더 들어갈 때도 있어요. 그래도 손님들이 저를 믿고 찾아오시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명감과 장인정신을 갖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 그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의 대박 순댓국집을 있게 한 원천이었다.

[순댓국은 서민음식이잖습니까.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게 순댓국인 것 같고 기본에 충실하고 좋은 원자재를 쓰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기본이 튼튼해야 성공의 밑거름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재료에 대해 사명을 갖고 만든다면 요즘 같은 불황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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