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은 이달 중순 강경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이 깨진 이후 양측이 국지적인 무력충돌을 벌여왔던 터라 어느 정도 예상이 돼 왔다.
하마스는 지난 18일 휴전 연장을 거부한 채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탄과 박격포탄을 잇달라 발사해왔고,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장단체 진지를 선별적으로 공습하면서 하마스 등이 로켓탄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예고해왔다.
◇발단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갈등은 불안정하게나마 양측의 휴전 체제가 유지되던 지난달 4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진입작전을 전개하면서 심화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자국군 부대원을 납치하는 데 사용할 목적으로 접경지대에 파고 있는 땅굴을 분쇄한다는 명목으로 군부대를 가자지구에 투입, 무장대원들과 교전을 벌여 1명을 사살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는 이스라엘 지역을 향해 박격포 수십 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박격포 진지에 대한 공중폭격으로 대응해 5명을 숨지게 하면서 상대방에 포구를 겨누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급기야 하마스는 6개월 휴전이 만료되던 지난 18일 휴전 연장을 거부한다고 선언하고 매일같이 단거리 카삼 로켓탄을 쏘아 올렸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정책을 최고 수위로 높이면서 대규모 응징을 경고해오다가 마침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봉쇄정책 = 하마스가 휴전 연장을 거부한 근본적인 이유는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정책을 풀지 않은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등이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치안통제권을 장악한 지난해 6월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향하는 모든 통로를 틀어막고 하마스 체제의 고사작전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유엔 등 국제사회의 구호품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가자지구 주민 150만 명은 극도의 생필품난과 전력난에 시달려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봉쇄정책을 해제한다면 휴전 연장에 응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이스라엘은 "로켓탄 발사를 중단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옥죄기'를 늦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자지구에서 끊임없이 로켓탄이 발사되자 이스라엘은 하마스와는 미래를 함께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고 대규모 공습작전을 준비해왔다.
이스라엘의 집권 카디마당의 당수인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지난주 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쓰러 뜨려야 한다."라며 "내가 집권을 하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내년 선거도 배경 된 듯 = 이스라엘의 현 정부가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배경에는 내년 2월로 잡힌 총선거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 성향의 카디마당과 노동당이 이끄는 현 연립정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보수야당인 리쿠드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아 재집권이 불투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브니 장관과 노동당 당수인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를 절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현 정부는 하마스가 존재하는 한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게 극히 어렵다는 판단도 한 듯하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의 중재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자치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그간의 협상이 반쪽짜리에 머물러 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체제가 붕괴되어야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 = 이스라엘의 바라크 국방장관은 28일 첫 번째 공중 공격을 마친 뒤 "군사작전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며 하마스에 대한 추가 공격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바라크 장관은 또 이스라엘 국민에게 "남부지역에 필요한 변화가 달성될 때까지 우리에게는 결단과 인내가 요구된다"고 언급, 하마스와의 전쟁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큰 인명 손실을 본 하마스도 로켓탄뿐만 아니라 자살폭탄 공격으로 보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어 등 양측의 분쟁은 당분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하마스가 실제로 자살폭탄 공격을 벌여 이스라엘 주민 다수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면 이스라엘은 주저 없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이럴 경우 양측의 분쟁은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진화에 나선다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연장에 합의, 예전과 같은 `불안한 동거'에 들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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