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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양주 먹이고 죽어가는 손님 방치

'인면수심' 술집주인 등 무더기 검거

가짜 양주를 팔아 바가지를 씌우고 돈을 빼앗은 뒤 과다하게 술을 마신 손님을 방치해 숨지게 한 술집 주인과 종업원 등 수십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가짜 양주를 마시고 취한 손님들을 감금, 폭행해 돈을 빼앗고 치사량을 먹어 죽어가는 취객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로 T유흥주점 업주 최모(34) 씨와 호객꾼 박모(25) 씨를 구속하고 웨이터, 모텔 주인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8월23일 오후 11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자신의 주점에서 전모(25) 씨 일행에게 가짜 양주를 먹여 과다한 술값을 요구한 뒤 항의하는 전씨 일행으로부터 카드를 빼앗아 현금 180만원을 인출했다.

최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전 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윤락녀가 대기중이던 인근 모텔로 강제로 데려다 놨다. 전 씨는 모텔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결국 급성 알코올 중독증으로 사망했다.

박 씨도 지난해 12월 8일 0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자신이 일하는 주점을 찾은 또 다른 전모(34) 씨에게 가짜 양주를 팔고 과다한 술값에 항의하는 전 씨를 협박해 현금 140만원을 빼앗은 뒤 그를 인근 모텔에 눕혀놓고 나와 급성 알코올 중독증으로 숨지도록 방치한 혐의다.

조사결과 최 씨 등은 일명 '삐끼'들을 동원해 취객들을 유인한 뒤 비싼 양주병에 싸구려 양주를 넣어 손님들에게 먹이고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빈 양주병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수법으로 바가지를 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정신을 차린 뒤 과도한 술값에 항의하는 손님들을 위협해 신용카드를 빼앗아 억지로 계산을 마친 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 모텔로 데려가 대기중이던 윤락녀와 성관계를 갖도록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지난 2004년 말까지 서울 강남과 서초동 일대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가짜 양주를 판매하다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수원으로 업소를 옮긴 뒤 지역 조직폭력배들에게 보호비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영업에 끌어들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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