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을 빼놓고 순창을 논하지 말라!
전통 장맛의 고장, 전라북도 순창엔 요즘 집집마다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는데, 냄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메주.
내년 초 장을 담그기 위해 겨우내 띄울 메주 만들기로 바쁘다 바빠~
일년에 90일은 안개가 낄 정도로 습한 것이 바로, 장맛 좋은 비결!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이 그대로 남아 옛 5일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시끌벅적 인근 장꾼들까지 총 출동한, 순창의 5일장.
순창의 상징, 빨갛게 말린 고추가 먼저 눈길을 끄는데.
수확기가 지난 터라 이제는 끝물.
그러나, 순창민의 고추 사랑 누가 말리랴!
[신덕용/고추상인 : (고추 수확기 때는) 이 길을 오고 가고도 못해요. 차로 막 싣고 와서 팔고 그래서….]
장맛의 고장답게, 곱게 빻은 메주가루도 순창장의 단골품목.
그러나, 끝물인 고추를 대신해 순창장의 안방을 꿰차고 앉은 것은 바로 굴비.
자린고비 한 달 반찬 걱정 없을 만큼 오동통 살 오른 굴비가 풍년인데.
[굴비 상인 : 부산, 마산, 목포, 여수 요런 데서 사와요. 하루 간하고 하루 엮어서, 다음날 파는거죠.]
크기에 따라 20마리 한 두름이 8천 원 부터 3만 원까지.
[김해숙/굴비상인 : 이거 조기 진짜 최고로 좋아요. 한식집, 거기는 내가 다 대주고 있어요. 아주 너무너무 맛있어.]
지난 1923년 개설된 순창장!
오랜 세월만큼 파는 이나 사는 이나 쌓인 건 믿음이요, 정이라.
[손님 : 시골에서 나온 거, 아주머니들이 순수하게 조금씩 가지고 나온 거, 그런 것들이 살 것들이 많이 있어요. 또 무공해 농산물 그런 것들이 좋지.]
찬거리 준비하기엔 시장이 최고!
이거 하나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번데기 장사도 장날 맞아 재미가 솔솔.
금강산도 식후경!
순창장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게 있다는데.
[최정식 : 순대. 다른 지역도 순대가 있긴 있는데, 순창 게 훨씬 맛이 좋아.]
순대 가게만도 10곳이 넘고 이른바 순대촌까지 형성됐을 정도.
게다가 모두 순창장과 함께 해 온 오랜 토박이들.
[박승국/순대집 사장 : 어머니 때부터 했으니까 60년이 넘었어요.]
순창 순대의 맛은, 들어가는 속재료가 좌우한다는데.
[순대집 사장 : 이 토종순대는 가장 기본이 선지예요. 기본 야채로 부추, 콩나물, 마늘….]
살짝 데쳐낸 창자에 속을 넣어 다시 한 번 삶아내니 겉은 쫄깃쫄깃! 속은 야들야들.
내 안에 선지 있다.
순창장의 상징이 된 순대!
장날마다 반복되는 자리 전쟁은 당연지사!
주방도 바쁘다 바빠 정신없기는 마찬가지!
최고 인기메뉴는, 한 그릇에 5천 원인 순대국밥!
이 맛을 보러 여기까지 왔다.
순창 순대를 위해 먼 길 달려왔다는 사람까지!
[장오근/손님 : 최고, 최고! 저기 산중에서 왔어요. 산중에서요.]
순창장의 먹거리 명물이 또 있으니 자칭 타칭 터줏대감, 자장면집!
자장면 한 그릇에 60원일 때부터 자리를 지켜왔으니, 그 세월만 해도 족히 50년은 넘는데.
[양재식/50년 째 순창장 자장면집 운영 : 그 때는 배고픈 시절이라 이제 부모 엄마들이 사주는 게 자장면이잖아요. 그때만 해도 자장면이 최고였지. 그렇게 기억이 나서 그런다고 휴가 때 되면 많이 그 분들이 찾아오세요.]
흘러간 세월만큼 이제는 가격도 올라 한 그릇에 3천 원.
그러나 곱빼기가 따로 없을 정도로 넉넉한 인심은 여전하고, 장터 상인들이나 오가는 손님들에게 인기 메뉴인 시장 자장면!
추억과 향수가 어려 있는 순창 재래시장!
그 옛날 살갑던 5일장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곳에서, 한 박자 쉬어가며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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