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바꿔놓은 주변의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식시장의 미래를 판단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9일 "각국 정부정책에 기초한 경기부양 효과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인간지표'(휴먼 인덱스)가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소장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험회사 영업점이 대출과 해약 고객으로 붐비는 사태까지 왔는데, 연체문제로 카드회사 영업창구가 바빠지면 그 시기가 주식시장 바닥의 마지막 수순이다"고 말했다.
소 애널리스트는 "30년 동안 조선소에만 근무한 A씨의 장인, 지방에서 건설사 하도급 업무를 하는 B씨의 부친, 병원 직원 C씨의 배우자, 주부 D씨의 장모와 모친, 맞벌이 사내 커플 은행원 E씨의 사촌 동생 부부 등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업종별 기상도가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A씨의 장인은 업무량이 넘쳐나 주말에 통화조차 힘들었지만, 두어 달 사이에는 주말에 전화 걸 때마다 직접 받는다. B씨의 부친은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연초에 건설사 하도급 사업을 정리했고 건강마저 잃었다. 더 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며 이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소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고령인데도 일하는 장인이 집에서 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시기가 조선주 주가 바닥이 아닌가 싶다. 부친의 정황에서는 건설주의 주가가 저점 영역에 진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직원 C씨의 배우자는 환자가 밀려들어 식사를 제대로 못해 몸살감기가 쉽게 낫지 않는다며 치료약을 수시로 복용한다고 한다. 경기가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아픈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는 "주식시장 하락과정에서 제약주가 방어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절약이 몸에 벤 D씨의 장모가 10여년 만에 가계부를 다시 쓰고, 특별히 줄일 부분도 없는 것 같은데 아껴 써야 할 것 같다면서 최대한 소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손이 크신 모친도 근래 백화점 출입은 자제하고, 될 수 있으면 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이러한 생활 모습도 주가 흐름을 추정할 수 있는 잣대로 쓰인다.
소 애널리스트는 "유통주의 기업이익 축소가 본격화될 수 있어 주가 낙폭이 크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행원 E씨의 사촌동생 부부는 금융권 구조조정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반면에 F씨의 부친, 모친, 장모는 특별한 사회활동이 없는데도 가족 모두 7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통신비 역시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은 은행주와 통신주의 미래를 점치는 데 활용된다.
그는 "이익의 안정성으로 대표되던 은행주의 기업이익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려면 상당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통신은 이미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탓에 주가 흐름도 안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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