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브란스 병원 36병동.
암 환자들이 투병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있는 주순자 씨의 별명은 똥세례 권사.
[주순자/호스피스 봉사자 : 항상 병실에 저만 가면 대변을 많이보세요. 그러면 제가 주고 거진 일주일에 올 때 마다 대변을 많이 치우니까 똥세례 권사.]
배변이 힘든 말기암 환자들의 배를 마사지해주고, 비닐장갑을 끼고 딱딱하게 굳은 변을 파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버리기도 아깝죠. 대변 나온거는. 진짜. 아까우니까, 힘들어서 눴기 때문에. 산모의 고통 애 낳는 고통 그걸 겪어야 나오는 분이 있어요.]
병상에 누워있어 목욕이 쉽지 않은 말기암 환자를 씻기는 것도 호스피스의 중요한 일과입니다.
유방암으로 투병중인 윤 모 씨의 몸을 따끈한 물수건으로 정성껏 닦아냅니다.
주 씨가 하루에 씻겨주는 환자가 20명 정도.
통풍을 시킨 후 가운을 입히기까지 30분이 걸리는데요.
이곳에서 주순자씨는 누군가의 엄마이자, 언니이자, 누이가 되고 있는데요~.
[많이 도움 받았어요. 손발 저리고 이랬던 거.]
[이제 건강하시고 절대 오시지 마세요.]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우산을 함께 받쳐 들고 목적지까지 가주는 것이 호스피스라고 생각한다는 주순자 씨.
그녀는 이 힘든 봉사를 13년째 해오고 있는데요.
[김옥겸/세브란스 병원 호스피스 팀장 : 환자 더러운 거 보이고, 돌아가시 분들도 있고, 하루 만에 도망가시는 분들도 더러 있어요. 다시는 자기는 못할 거 같다. 그런데 이것을 13년간 해오셨다는 거는 정말 대단한, 따뜻한 마음 때문인 거고.]
집에 돌아와서도 환자들의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 얼굴들이 보고 싶고 만지고 싶어집니다.
[그분들이 지금은 어떻게 통증을 잘 이기고 있을까, 식사는 했을까 잠은 잘 잤을까, 항상 마음속에 담아있고.]
그동안 그녀가 떠나보낸 사람이 300여 명.
숱하게 겪는 일이지만, 늘 마음이 아프게 저려옵니다.
[마지막 최후의 뭐라 그럴까, 이세상의 대한 삶의 발버둥을 친다고 그럴까요. 그럴 때 우리가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그러면 눈물 흘리는 분도 있었고.]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면서,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주순자 씨.
이른 새벽, 환자를 위해 끓인 죽을 담고 또 다시 병원을 향해 발길을 돌립니다.
숱한 죽음을 보며 떠날 때 무엇을 남겨야 할지를 고민했다는 그녀는 이미 사후 시신기증을 서약했는데요.
말기암 환자들에게 우산이 되고 있는 주순자 씨는 앞만 보고 달려가기 바쁜 우리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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