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이른바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민주연합론'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일요일이었던 11월 마지막날(30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국회에서 만났습니다. 남북관계 위기타개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야3당의 공조를 다지기 위해서였습니다.
18대 국회 들어 세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첫번째 회동은 지난 10월 31일로, 당시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일 때였습니다. 강기갑 대표와 문국현 대표 역시 각각 선거법 위반과 공천헌금 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세 사람은 야당탄압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1월 30일, 딱 한달만에 세 대표가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이번에는 남북관계 위기타개를 위해서였습니다.
야3당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남북 정상선언의 실천적 이행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습니다.
이와함께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입법 작업과 국회 차원의 결의안 추진, 개성공단 활성화에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고 적극적인 공조를 다짐했습니다.
야3당은 다음 단계로 12월 4일 시민단체가 주관해서 열릴 예정인 비상 시국회의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바깥으로 연대를 넓혀나겠다는 전략입니다.
야 3당의 대책회의에 대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난했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특히, 북한 입장을 추종하는 이른바 '종북주의'를 경계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야3당의 공조를 '종북주의'로 폄하해버린 것입니다.
자, 이제 초점은 크게 두가지일 것입니다.
1. 야3당의 공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
2. 얼마만큼 힘, 그러니까 영향력을 갖느냐
는 것입니다.
이에대해 야3당 모두, 이번 공조가 단순한 일회성 공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기갑 대표는 모든 분야에서 공조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히 11월 30일 야3당 대표 회동에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문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11월 27일 김 전 대통령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민주연합론'을 주문했고, 그 사흘 뒤 야3당 대표회동이 이뤄졌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야3당 공조가 '반(反)이명박 정권 연대'의 성격을 띠고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조차 벌써부터 민주노동당과의 공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급진적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의 공조가 민주당에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입니다.
민주당내 60살 이상 의원들이 참여하는 '민주 시니어' 모임 소속 의원 13명이 12월 1일 정세균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민노당과의 공조에 의구심이 있다" "이념을 앞세운 민노당과 같이하면 득될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내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민노당이나 창조한국당과의 공조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는 그다지 많아보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다음으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등을 통해 정치권 바깥으로 외연이 확대될 경우 국민적 공감대를 넓힐 수 있고, 이를 통해 흩어졌던 지지세력, 이른파 '민주평화세력'을 결집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달전 세대표가 만나서 야당 탄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지만,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 역시 세야당이 합해봐야 100석도 안된다며 야3당 공조를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민주당과 민노당의 국민적 지지를 합해봐야15%도 되지 않는데 연합전선 운운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지금 상황만 보면, <한나라당-자유선진당> VS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의 구도로 짜여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을 보면 또 다릅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야3당 공조가 아직까지는 사안별 연대 형태의 느슨한 공조이지, 파괴력을 갖는 결속력 강한 공조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야3당의 공조가 얼마만큼 힘을 발휘하게 될지, 결속력을 유지해나갈지는 결국 남북관계와 국제정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정서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연합론'을 주문했지만, 지금의 시대상황이 이른바 '민주 대 반민주'구도로 짜여질 수 있을지도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대목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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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90년대 SBS 사회부의 민완기자였던 정준형 기자는 법조팀과 경제부 등을 거쳐, 사회부 사건팀을 이끄는 시경 캡을 역임한 뒤 지금은 정치부 야당팀의 현장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때론 거칠면서도 정이 듬뿍 넘치는 인간미가 담긴 뜨끈뜨끈한 기사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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