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나는 가나 왕자" 엇갈린 '난민' 판결

'난민 인정' 1심 깨고 항소심 패소

반대파에게 박해받는 가나의 왕자라며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20대 청년이 1심 법원에서는 난민 인정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는 패소했다.

가나 국적의 A(23) 씨는 2006년 한국에 입국해 법무부에 난민인정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A 씨는 법정에서 "아버지가 왕족이고 삼촌이 왕인 가나의 B왕국에서 태어났고 2002년 삼촌이 반대파에게 숙청당한 뒤로 살해 위협에 시달려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호소했다.

어린 시절 부족의 전통 종교의식이 싫어 기독교로 개종했는데 집권 반대세력이 삼촌과 어머니 등을 모두 살해했다는 것이다.

자신도 목숨을 잃을 위기에 몰렸지만 기독교 개종을 도왔던 목사 덕에 구출됐고 그 이후로는 반대파가 자신의 왕위 계승을 경계하며 살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게 A 씨 주장이다.

A 씨는 난민 신청을 하고 법무부에서 면담할 때는 "삼촌이 하는 농장일을 도와주면서 기독교로 개종했고 아마도 내가 마을 수장이 되는 걸 막기 위해 이슬람교도 주민들이 가족을 살해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난민 신청이 거부되고 재판이 진행되면서는 뒤늦게 '가나 왕자'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1심 재판부는 "2002년 살해된 B왕국의 왕과 A 씨의 삼촌이 동일인이라고 볼 수 없고 A씨가 왕위 계승자라는 주장이 세 번째 재판에서야 나왔지만 A 씨가 지금까지 자신과 가족에 대한 박해 내용을 일관되게 주장해 가나에서 '박해를 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가 인정된다"며 난민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엄격하게 판단해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행정1부(박삼봉 부장판사)는 "가족사항과 개종 경위, 삼촌 사망 시기및 경위 등에 대한 A 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왕국 혹은 부족의 승계자로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며 1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가 가나에서 이슬람교도 등의 박해를 피해 선교대회 참가 형식으로 교회의 초청을 받아 입국한 뒤 해당 교회 등에 어떠한 도움도 요청한 적이 없고 입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 취업한 점 등을 고려하면 박해를 피해 한국에 왔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