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내년은 그냥 무섭습니다. 크게 아가리를 벌리고 다가오는 심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저만의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고통이 있을지, 얼마나 힘든 시간이 될지, 무슨 일을 겪게 될지 그저 착찹할 뿐입니다. 그만큼 현재 새해로부터 받는 각종 예고 신호들이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8개월 동안 주말을 제외한 공유일은 딱 하루!', 게다가 '추석 너 마저...'
하지만 그 다음 달로 달력을 넘겨보면 제가 왜 호들갑을 피우는지 알게 되실 것입니다. 2월과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2일에 추석 연휴가 시작될 때까지 토,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은 딱 하루 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화요일인 5월5일 어린이날을 제외하고 모든 공휴일이 다 토요일, 아니면 일요일입니다.
3.1절 토요일
5월2일 석가탄실일 토요일
6월6일 현충일 토요일
8월15일 광복절 토요일 등등.
무려 8개월만에 맞게 되는 연휴인 추석은 더더욱 기도 안찹니다. 추석인 10월3일이 토요일, 그렇다면 추석 연휴는 금, 토, 일. 따라서 추석이라고 보통 주말보다 딱 하루 더 노는 셈입니다. 그리고는 12월25일 금요일인 크리스마스 외에는 다시 공휴일 없이 한해를 보내도록 돼있습니다.
남들도 못 쉬니 수험생들엔 기쁜 소식?
이글을 보는 학생과 월급쟁이 분들은 '망연자실'하고 계시겠죠? 가뜩이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한해가 될 것 같은데 토, 일요일 외에 쉬는 날조차 평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군요. 힘든 시기일수록 쉬기는 커녕 더 열심히 일하라는 하늘의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내년에 고 3학년이 되거나, 재수를 마음먹은 대입 수험생들에게는 기쁜 소식일 지도 모르겠군요. 어차피 노는 날이라고 쉬기는 커녕 남들은 들로, 산으로 놀러다닐 때 컴컴한 독서실이나 학원, 집안에서 공부를 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야 할텐데 다같이 함께 못 쉬니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다시 말하면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내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한해인 셈입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학생 여러분! 내년에는 이런 못된 생각을 하면서 천혜의 공부 기간이라 여기고 더욱 일로매진하시기 바랍니다.
봉급 생활자인 아빠, 엄마, 형님, 오빠, 누나, 언니들이 대신 달력을 보며 슬퍼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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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도국의 신사'로 불리는 우상욱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 정치,경제부를 두루 거치며 지금은 사회1부의 교육담당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성실한 취재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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