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중앙지법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논란이 일단락됐다.
변 전 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에 대한 무죄 판결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으로 향후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 추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헐값매각' 무죄 근거는 =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전망치 산출 및 론스타의 인수자격 부여에 있어 변 전 국장 등의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 판결했다.
외환은행이 비관적으로 작성한 BIS 비율 전망치는 신규 자본 투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의사가 있던 론스타와의 협상 결렬 가능성을 줄이려는 목적 등으로 산정된 것이지, 론스타와의 협상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낮춰주려는 `배임'의 목적에서 산출되거나 조작된 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재경부와 외환은행, 금감위 등이 고의로 인수자격 필요성을 왜곡하면서까지 론스타에 은행법상 예외 조항을 인정해줬다는 검찰 주장도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판단에는 2003년 외환은행이 대규모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었고 그 정도 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있는 론스타 이외의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론스타가 원하는 대로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은행 매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전제가 됐다.
다만 재판부는 론스타에 인수자격이 부여된 것이 은행법상 예외조항을 적절히 해석한 결과였는지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의 영역으로 보고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변 전 국장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하면서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벌어진 일부 부적절한 행위나 잘못을 함께 지적했다.
변 전 국장이 업무 외 시간에 론스타 측 스티븐 리를 만난 것이나 외환은행 자산가치 평가 때 중간실사 결과에 잠재부실 감소 요인은 반영하지 않은 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문제가 되는 행위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배임죄를 판단할 때는 외환은행 매각 전체의 틀에서 더욱 엄격히 봐야 한다"며 변 전 국장 등에게 배임 의사나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외환은행 `불법매각' 논란 일단락 = 2003년 8월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공식 인수한 후 `헐값 매각' 여부 등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이번 판결로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현재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은 지난 9월 HSBC가 갑작스레 인수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지만 변 전 국장 등에 대한 무죄 판결에 따라 론스타로서는 앞으로의 재매각 추진 등에 한결 짐을 덜게 됐다.
지난해 초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1심 법원이 유죄 판결을 하면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도 `반칙'이 개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번 판결로 의혹이 상당 부분 풀린 셈이다.
게다가 지난 6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외환은행 헐값매각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검찰이 항소할 예정이어서 한동안은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결국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외환은행 매각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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