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 축구 리그를 아시나요?
프로팀으로 이뤄진 K리그, 실업팀들로 구성된 내셔널리그를 제외한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이뤄진 3부 축구 리그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만 경기를 뛰던 선수들이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요구한 대로 승부만 조작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한순간에 넘어가 승부를 조작했다 이 사실이 경찰에 적발된 것입니다.
이들을 꼬셔낸 사람은 중국의 도박업자..
우리 K3 경기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면서 승패나 점수를 놓고 돈을 거는 도박판을 인터넷에 벌였습니다.
한 경기에 판돈이 수십억이 왔다갔다 할 정도로 큰 도박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도박에서 돈을 따간 사람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이미 도박업자가 선수들을 매수해 경기 결과를 조작해놨기 때문입니다.
이 중국의 사기 도박업자는 국내 브로커들을 통해 K3 리그 소속 팀선수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미리 짠대로만 경기를 해주면 한 선수에게 한 경기당 50만 원에서 많게는 250만 원을 주겠다.."
의심을 하거나, 떨떠름한 선수들에게는 "어차피 스폰서도 없고, 팀의 앞날도 불안한데, 해달라는 대로만 뛰어주면 팀을 인수하겠다"는 말로도 유혹을 했습니다.
지난 18대 공천에도 신청한 경력에다, 유명 정치인의 보좌관이었다는 브로커..
실제로 포털사이트 인물검색에까지 등장을 할 정도이니 순진한 선수들은 이런 말에 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팀 선수들은 지난 7월과 10월, 11월에 열린 K3 후기리그 3경기에서 도박조직이 원하는 대로 경기에서 져 주었습니다.
일부러 패스 미스를 남발했고, 어이없는 슈팅에.. 수비도 느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도박업자와 브로커들은 실업팀 리그인 내셔널 리그에까지 손을 뻗쳤습니다.
K3 선수들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내셔널 리그 한 팀의 선수들을 유혹해 역시 8월과 10월, 11월에 있었던 3경기의 승부를 조작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도박조직은 이들에게 11월 1일에 있었던 경기에서는 "이기라"는 요구를 했었는데요.
선수들은 팀의 명예와 돈까지 걸려있었던 이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만, 경기는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3대 9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선수들은 브로커들에게 협박을 받기도 했는데요.
조작된 결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 뒤 도박에 참여하게 해서 10억 원이 넘는 돈을 따갈 수 있게 해 도박조직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0억 원을 그대로 뱉어내라.. 못하겠으면 눈이나 다리 한 쪽이라도 내놔라"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구단 측에선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마추어 리그가 워낙 열악하다보니 스폰서도 없고, 팀해체설까지 나오는 마당에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게 이상하다"고도 털어놨습니다.
또, "경기장 관람석에 앉아 중국어로 전화통화를 하며 경기 상황을 계속 설명하는 사람들을 종종 봤었는데 우리팀하고 관련이 있을 줄이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8월 대한축구협회에서는 '경기 결과를 조작해 도박에 이용하려는 조직이 있다'며, '선수들이 연루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팀에 내려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사기도박에 연루된 선수들은 모두 30명.
K3 리그 소속 축구팀 선수 전원인 25명과 내셔널 리그 소속팀 선수 5명입니다.
대부분 프로팀이나 실업팀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 만으로 똘똘 뭉쳐있던 선수들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평소에는 다른 일을 해야하지만, 자신의 팀을 위해, 축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선수들이었습니다.
취재하는 내내 이렇게 순수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사기도박에 연루되고, 스포츠 정신이 흐려지게 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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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권란 기자는 2005년 SBS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를 거쳐 현재는 사회2부 사건팀에서 경찰서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로 계속해서 좋은 기사를 전해드리겠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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