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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172석 맞아?"…무기력한 여당

당의 정치력과 전략 부재·소통부족 지적, 친이결집에 계파간 반목 고개…박대표 역할 한계

"당이 반신 불수상태에 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12일 라디오에 출연, 최근 여당의 상황을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좀처럼 갈 길을 못찾고 있는 여당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172석 정당이 맞는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당이 무기력해 졌느냐"는 의원들의 장탄식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로 지적된다. 정책적인 측면에선 당정간 조율 미스도 그중 일부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여당 대표도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됐다.

여당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에게 "왜 지방발전대책이 나오지 않는데 수도권 규제완화부터 나왔느냐"면서 "선후가 좀 틀린 것 아니냐"고 말했을 정도다.

당 지도부의 전략부재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의 경우 당장이라도 직권상정할 것처럼 하다가 야당의 반발이 거세자 다시 물러나는 등 주요 현안마다 여당이 취해온 입장은 국민이 헷갈릴 정도다.

정기국회 내에 '전쟁'이 예상되는 쟁점 법안을 우선 순위도 없이 무작정 밀어붙인다는 지적도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

이 때문에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한마디 하면 그에 따라 좌우된다"는 의원들의 불만도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대통령으로부터 원내외를 아우르는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박희태 대표의 역할도 뚜렷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노선이나 운영 행태 전반에 대해 전반적이고 근본적인 반성을 해야 한다"면서 "당이 최소한 정부나 청와대의 짐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뿌리 깊은 계파간 갈등을 여당 무기력 상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해 대선 경선때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으로 갈라졌던 당이 아직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의 전열 정비가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이 숫자로는 170석을 넘지만 실질적으로는 절반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라는 자조 섞인 의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당내 많은 의원들은 친박측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끌어안기를 얘기하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해 대선 이후 지금까지 1년 가까운 기간 계속 나왔던 얘기다.

오히려 요즘에는 친이측이 결집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양 계파간 반목이 다시 심화될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공개활동을 자제하던 '이 대통령 직계' 모임인 안국포럼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집단 회동을 가졌고, 일단 취소되기는 했지만 '만사형통'이라는 이상득 의원과의 만찬 회동도 추진했다. 동시에 친이 주체세력 구축, 구심점 확보라는 측면에서 미국에 체류중인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설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친박측의 경계감이 생기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 친이 내부에서조차 안국포럼의 활동 자제를 주문하며 "화합이 최우선"이란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대통령의 직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대통령이나 이상득 의원의 경우 안국포럼 식구들을 굳이 따로 만날 필요가 없다"면서 "오히려 그 시간에 친박 인사 등을 만나는 것이 훨씬 필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상황도 어려운데 정치적 얘기만 나오면서 당내에 분란만 일으키는 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의원도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 문제와 관련, "시급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 사냥은 끝났고, 사냥개나 꽃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 화합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은 "당이 청와대 서슬에 눌려 무기력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한나라당이 여당으로서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민심을 반영해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국민에게 신뢰와 조정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당의 정치력과 역할이 너무 위축돼 있고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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