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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막지못할 세계 경기침체

주가와 환율 급등락은 문제의 원인이기보다는 결과입니다. 병으로 비유하면 몸 안에 뭔가 문제가 생겨서 피부에 종기가 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이를 치료하려면 몸 안에 있는 병의 원인을 치료해야합니다. 종기에 약만 바른다고 되지 않습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찔끔 오르고 조금만 나쁜 소식이 있으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건설사 부실이 은행부실로 전염될 수 있다는 시장의 걱정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내놓고 있는 대책이 이런 걱정을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한미 통화 맞교환(통화스와프) 협정을 했는데도 환율이 급등락을 하는 것은 지난 글에서 설명한 헤지펀드 런(Hedge Fund Run)이 계속되고 있기때문이고 은행들의 외화차입에 Missmatch가 생긴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때문입니다.

선거 기간 비교적 미국 경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으며 선거를 치른 뒤 압승을 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은 일단 '미국의 위기'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지만 '세계경기 동반침체'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는 어쩌면 부정적일 수도 있을 것이란 판단도 듭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10월 미국의 실업률은 14년 만에 최악인 6.5%로 치솟았습니다. 10월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천 명씩 일자리를 잃었고, 올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만 벌써 100만 명이 됐습니다. 더욱이 최근 석 달동안 실업률이 1.5%P나 치솟을 정도로 일자리를 잃고 있는 속도가 빠릅니다. 몇 번 설명을 드렸지만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소비 대국입니다.

최근 10년 간 세계 경제는 미국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한 물건을 능력보다 많은 빚을 지면서 소비를 해 줬고, 중국이 전 세계에 물건을 공급하고 달러를 번 뒤 저축을 하고 미국 국채를 사주면서 굴러왔습니다. 이 두 축 가운데 한 축인 미국의 소비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줄면서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유럽,캐나다 등 세계 경제 규모의 60%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내년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IMF(국제통화기금)의 분석보고서에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기침체 속도가 심각해 지자 한 달만에 자신들의 전망치를 수정해 주요 선진국들이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일제히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치를 내놓은 겁니다.

문제는 이들의 경기침체가 또다른 한 축인 중국의 경기둔화, 그리고 한국의 경기침체를 촉발한다는데 있습니다.

IMF가 전망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5%입니다. 지난해까지의 두 자릿 수 성장률에서 한참 후퇴한 것인데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전망보다 훨씬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규모(GDP)의 40%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고 설비투자도 급격히 줄고 있기때문입니다. 여기에 자동차 같은 내구재에 대한 중국 소비도 급격히 줄고 있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치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불황은 건설업의 위축을 가져와 중국 제조업 지수(PMI)는 기준치 50을 밑도는 44.6으로 이미 떨어졌습니다.

중국이 성장이라는 자전거 패달을 계속 밟기 위해서는 적어도 9% 성장률은 유지해야합니다. 그래야 연간 2천4백만 노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고 매년 도시로 일자리를 찾기위해 넘어오는 천 4백만 명의 농촌 근로자들이 일용직이라도 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9%에 미치지 못한다면 중국은 자산가치 급락과 더불어 실업률 상승과 민생고 증가라는 고통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본 것처럼 세계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는데 중국의 수출이 증가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수마저 자산가치 하락과 소득 감소로 줄 것이기때문에 내년 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6%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금융위기 예언자'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역 1위인 중국의 수출둔화는 곧바로 우리의 경기침체로 이어집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10월 통계에서 벌써 우리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겁니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앞으로 자국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책을 집중할 것입니다. 쉽게말해 오바마 당선자의 우선 순위는 미국의 산업와 미국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며 중산층에 대한 지원이지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이나 한국을 배려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의 금융위기의 부정적 확산을 막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자국내 산업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는 점에서는 우리 실물경제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오바마가 공약대로 육성시킬 재생에너지 산업에 우리가 진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실현되더라도 한참이나 먼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앞으로 1~2년 동안 겪게 될 세계 경기 동반침체를 우리가 극복하는데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그래서 우리 역시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추고 산업전반에 부담을 주는 부실기업을 빨리 정리하는 신속한 정책을 취해야 합니다만 정부의 33조 경기부양책의 방향은 여기에서 좀 벗어난 느낌입니다.

정부는 건설사에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건설경기를 통해 '내수'를 살려보려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무책임한 건설로 미분양과 부실을 초래한 건설사들을 그대로 끌고가 은행의 부실로 이어지게 해 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시키도록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세 감세 등은 내수진작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 혹시 있을 지 모를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대비할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란 걱정이 많습니다.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당장 돈을 써야하는 저소득층에게 직접 돈을 지원해야 이들이 소비를 하고 자영업자나 기업은 수입을 올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33조 가운데 이 부분에 책정된 규모는 실제적으로 2조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SOC 사업 같은 건설경기 부양책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돈 가운데 절반 이상은 토지구입에 쓰여 결국 땅 가진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내수진작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돈 있는 사람에게 감세나 소득 증가를 해 주면 저축이나 빚을 갚는데 우선 쓴다는 것은 이미 이론적으로 검증이 끝난 정책입니다. 일자리 창출도 건설보다 사회복지 분야에 투자를 늘릴 경우 더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괜히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저소득층에게 직접 돈을 지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계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과거 IMF때와는 달리 선진국의 IT붐 덕에 수출이 늘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만큼 우리 스스로 소비진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회 심의과정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직접 지원에 재정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원칙대로 정리를 해 남은 기업들까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할 정책적 선택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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