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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장애인의 '베트남 신부찾아 3만리'

경남의 두메산골에 사는 정신지체 장애인이 자신을 떠난 베트남 신부를 찾아 홀로 비행기를 타고 머나먼 하노이까지 날아간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2일 경찰과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함양군에 사는 K(44) 씨는 작년 12월 아리따운 베트남 신부 D(20) 양을 신부로 맞았다.

정신지체 장애를 겪고 있던 그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농사일을 하며 살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40대 중반이 되도록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던 차에 베트남에서 어렵게 스무 살짜리 앳된 신부를 구해 늦장가를 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베트남 신부는 시집온 지 며칠 만에 가출해 행방이 묘연해졌다.

D 씨가 행방울 감춘 것이 한국의 농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인지, 언행이 불편한 남편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마음먹고 '사기결혼'을 한 것인지는 K 씨로서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단 며칠 동안이나마 신혼의 단꿈에 젖어들게 했던 D씨를 결코 잊지 못했다.

베트남까지 가서 신부를 찾아오겠다는 당찬 결심으로 지난 16일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간 뒤 그곳에서 왕복 티켓을 끊어 기어코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정신지체 장애인인 K 씨가 어떻게 시골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인천까지 와서 그 복잡한 양국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를 통과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어쨋든 그는 용케도 하노이 시내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베트남어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쉽지 않은 그가 이역만리의 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틀간 거리에서 먹고 자던 K 씨는 결국 18일 오후 10시(현지시각) 경찰에 발견돼 하노이 주재 대한민국 경찰로 신병이 넘겨졌다.

경찰청 하노이 주재관 이상철 총경은 "한밤중에 베트남 경찰의 전화를 받고 가 보니 K 씨가 굶주려 지친 표정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정신장애 때문인지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K 씨는 이 총경에게 아내가 하이퐁시에 산다고 했고 이름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발음은 한국식으로 다소 어눌했다.

이에 이 총경은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K 씨 아내의 신원을 알아냈지만 확인 결과 D씨는 작년 12월 13일 한국에 입국한 이후 귀국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로 출국한 기록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K씨는 한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신부를 찾아 머나먼 베트남까지 속절없는 '이별여행'을 했던 셈이다.

하노이에서 호텔을 갖고 있는 한 한국인은 K 씨의 딱한 사연을 전해듣고 숙박을 제공했으며 이 총경은 베트남 현지 공안청 출입국관리국과 상의 끝에 티켓을 마련, K씨를 19일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K 씨의 이웃 주민은 "최근 베트남 신부를 찾아갔다는 말은 전해들었지만 워낙 다른 사람들과 교류가 없어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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