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라디오를 통해 국민을 상대로 직접 정책홍보에 나서기로 하면서 이의 원조격인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노변담화(Fireside Chat)'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변담화는 미국이 대공황을 겪고 있던 지난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불황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호소한 대국민 소통방식이다.
대중 앞에서 하는 기존의 딱딱한 정치 연설이 아니라 가족들이 난로 근처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듯 매주 일요일 저녁 라디오를 통해 자연스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국민에게 '연설 아닌 연설'을 한 것.
1933년 3월 12일 시작된 노변담화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의 급박한 경제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는 잠시 은행에 대해 우리 국민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라는 식으로 편하게 말문을 열었고, 국민을 라디오 앞으로 끌어들였다.
청취자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30분을 넘기지 않았고 주제도 하나로 집중했다.
특히 루스벨트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라디오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희망의 리더십'을 각인시킴으로써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을 극복하고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취임식 연설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두려움 자체입니다"라고 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노변담화를 통해 이를 부각시키며 국민적 단합을 부드럽게 이끌어냄으로써 대공황으로부터 미국을 구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당시 노변담화는 미국민들의 자발적이고 열광적인 지지를 불러왔으며 전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 NBC의 대표적 앵커 톰 브로코는 노변담화의 성공 등을 들어 루스벨트 재임기간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같은 극적인 성공담 덕분에 노변담화는 후대 대통령들도 국가적 위기가 닥칠때만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로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라디오 노변담화를 자주 가졌으며, '루스벨트 추종자'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을 시작했다.
이후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하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1999년 전세계 네티즌들을 상대로 '온라인 노변정담'을 가졌고,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도 각종 대중매체를 이용한 노변정담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7월 매주 한차례 출근시간대에 KBS 제1라디오를 통해 국정운영 방향과 정국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주례 라디오 연설을 추진했으나 KBS와의 입장차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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