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직접 대국민 정책홍보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최근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의 경제위기가 미국발(發) 금융위기 등 대외 악재와 함께 심리적 요인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인식하에 이 대통령이 직접 '소방수'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라디오 연설은 일종의 노변담화 형식을 띠고 있다. 원조격인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위기에서 미국을 구해냈 듯 작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벤치마킹함으로써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국회 국정감사 이후로 계획했던 라디오 연설을 앞당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최근 연일 최근의 경제상황이 불안심리에 따라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전세계적인 금융쇼크 때문에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현재의 위기는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와는 다르다"면서 "이런 때일 수록 국민도 정부를 믿고 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에는 재향군인회 임원 초청 간담회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언급,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르고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도 좀 있는 것 같으나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이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며 '달러 사재기'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이와 함께 현 정부 경제팀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록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노변담화 추진에는 최근의 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새 정부 출범 이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돌파해 보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취임초 국정을 마비시켰던 '쇠고기파동'에 이어 언론장악, 신(新) 공안정국 조성 종합부동세 완화 등 각종 논란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문제인식에 따른 것.
이는 또 지난달 9일 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됐던 '대통령과의 대화-질문 있습니다'와 관련, 새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국민적 오해를 상당부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청와대의 자평과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사태가 간단치 않다는 위기의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당초 추진 일정보다 다소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같은 판단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극복한 국민적 단합에 앞서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국민적 단합으로,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긍정의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차분한 정책설명과 부드러운 호소로 국민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라디오 연설에 대해 반론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도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을 빚을 경우 떠 안을 부담을 고려한 것이나 이 보다는 'MB답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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