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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오수를 1급수로

일본 물 관리정책 취재기 1편

가정에서 흘러나오는 분뇨와 각종 생활오수를 1급수로 만들 수 있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하수처리장의 수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똥물을 1급수로 만드는 기술이 최근 인천에서 설치한 최신식 하수처리장에서 현실화됐습니다. 인천에서 측정한 BOD는 1.9ppm입니다. 인천에 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다시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서울 시내 하수처리장과 일본 오사카 하수처리장을 비교하는 내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서울에는 모두 4곳의 하수처리장이 있는데요,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요즘에는 물재생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서울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는 물은 대부분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0ppm 가량으로 5급수 수준입니다. 잠실 근처에서 측정한 한강물의 BOD가 2.2ppm 수준인데,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한강 물을 더럽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하수처리장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이 계속돼 왔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건설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된 시설이어서 하수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0월 중랑 제2하수처리장에 고도처리시설이 도입됐습니다. 하수 고도처리 이후 수질은 5급수에서 3~4급수 수준까지 좋아졌습니다. 여름철에는 BOD가 5ppm이하로 3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겨울철에도 7~8ppm 정도로 4급수 수준이라고 서울시 물재생시설과장은 설명했습니다.     

고도처리 시설은 오는 12월부터 서울지역 하수처리장 4곳에 모두 도입될 예정입니다. 고도처리 시설은 하수 찌꺼기 처리과정에서 생기는 질소와 인을 줄여 수질을 개선하게 됩니다. 지금은 1차 침전지에서 나온 생슬러지를 생물반응조에 넣어 5시간 가량 유기물을 제거하고 2차 침전지에서 중력을 통해 찌꺼기를 침전시키는 방식으로 하수가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이른바 표준활성 슬러지법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고도처리시설이 도입되면, 중간의 미생물반응 과정이 공기차단과 무산소, 공기공급 과정으로 나뉘어 최대 8시간 동안 인과 질소를 비롯해 미생물의 유기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일본에서도 고도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이 상당수가 있는데요, 동경의 경우 하수처리장의 절반 가량만 고도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오사카시 외곽의 하수처리장의 경우, 규소와 모래를 이용한 하수처리방식을 이용해 BOD를 7.8ppm으로 낮췄다고 자랑했습니다. 방식은 우리와 조금 차이가 났지만, 오사카시의 하수처리장에서도 고도처리시설을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하수처리방식 가운데 우리와 두드러지게 차이나는 부분은 바로 처리된 하수 즉, 중수도 시설이었습니다.

중수도는 상,하수도의 중간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수도 시설은 하수도를 처리한 물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별도의 중수도 관을 설치해 도심 곳곳에 필요로 하는 시설에 중수를 공급합니다. 중수는 도로 청소나 건물 세척용으로 쓸 수도 있고, 화장실에서 재활용할 수도 있지요. 중수의 쓰임새는 다양합니다.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중수를 활용하는 기술을 서둘러 보급하고 있는 실정인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은 일본 오사카시 외곽에 있는 히라노 하수처리장의 물 재활용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루처리장에서 나온 물이 건천인 이마천으로 공급되는 과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 히라노 하수처리장은 고도처리시설을 통해 처리된 물을 하천용지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은 오사카 도심의 호소에가와를 비롯한 실개천 3곳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수처리장의 물을 건천이나 하천에 재활용하는 계획은 우리나라에서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우선 오는 2011년 12월까지 1천억원을 투입해 탄천 하수처리장에 고도처리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착공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하수 처리장으로 유입된 각종 생활오수가 바닥에 보이시죠. 하수처리를 하기 위해 침전물을 걸러내는 과정인데, 악취가 장난이 아닙니다.  

     

위 사진은 하수 처리장 전경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유압식 뚜껑을 이용해 악취나 나오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사진 상단의 관들은 악취를 흡입하는 배관입니다. 배관을 통해 흡입된 악취는 별도로 탈취과정을 거칩니다

    

고도처리 과정을 거친 물이 마지막으로 거쳐 나가는 곳이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는 시설입니다. 바닥에서 용출되는 물은 모래를 거쳐 최종적으로 여과됩니다. 여기서 나온 물이 곧바로 근처 하천으로 배출되고, 또 중수도로도 재활용되는 것이지요.  

    

하수처리장에 처음으로 유입된 시커먼 생활오수가 이렇게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상태로 처리된 겁니다. 히라노 처리장 관계자들은 방문에 앞서 미리 바닥을 청소했다고 합니다만, 건설된 지 20년 넘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 치고는 상당히 맑아 보였습니다. 이렇게 배출된 물이 처리수 펌프장을 통해 건천으로 배출됩니다. 하수처리장 취재를 마친 직후, 곧바로 근처 현지하천인 이마천을 방문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이 처음으로 배출되는 장소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똥물과 생활오수가 이렇게 맑아졌다니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지요. 이렇게 일본 오사카 하수처리장에서는 처리된 물은 건천이나 동네 실개천으로 공급해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수처리장의 물을 재활용하는 부분은 우리나라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됐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하수도 처리수의 녹조류 발생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녹색 이끼류가 많은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고도 처리를 했지만, 물 속에 남아 있는 질소와 인 성분이 녹조류가 많이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하수처리장 상단을 덮은 복개공원을 만들고 주변에 실개천을 만드는 등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고, 하수를 재활용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질소와 인 성분에 따른 녹조류 문제는 오사카의 하수처리장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서울시는 어제 탄천에 고도처리 시설을 만들면서 질소와 인 성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은 표준활성 슬러지법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과 질소를 제거하는 공기차단 과정과 무산소 과정을 거치는 등 3단계의 생물반응 과정을 통해 유기물을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제 우리나라도 하수를 1급수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하수에서 인과 질소를 줄이는 기술도 비용이 많이 들뿐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나도 머지 않아 일본의 하수처리 한계를 뛰어넘어 1급수 수준의 물을 건천과 실개천, 중수도로 재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500톤 가량의 물만 중수로 활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청계천도 여전히 한강 물을 끌어다 쓰고 있는 실정이지요.

중수시설 혹은 하수 처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정책 책임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와 표를 의식한다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중수도 관련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서울시는 올해 처음으로 물 관리국을 신설하고, 하천를 되살리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보다 많이 늦었지만,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입하면 물부족 문제는 물론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히라노 하수처리장 주변에 조성된 생태 연못> 

 

[편집자주] 14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사회1부 소속으로 서울 시청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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