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이 구치소에 수감된 뒤 금단 증상을 보이다 뇌가 손상됐을 때 국가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5부(이성호 부장판사)는 구치소 수감 중 알코올 중독 금단 증상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며 장모 씨와 아내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억3천700여만 원을 주라고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장 씨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다가 예전에 선고받은 벌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구치소에 수감됐다.
수감 당시 장 씨는 손을 떠는 증세 등을 보였고 구치소에서는 일단 장 씨에게 진정제를 처방했다.
장 씨는 이틀 후부터 횡설수설하며 방에서 서성대기 시작했고 소란을 피우다 수갑이 채워져 독방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돌출 행동은 계속됐고 장 씨는 머리로 문을 들이받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장 씨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됐고 응급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수감 5일째에 중증의 뇌손상 상태에 빠졌다.
재판부는 "장 씨는 알코올 중독자가 음주를 중단한 후 나타나는 금단 증상 중 정도가 심한 증상을 보였는데도 구치소에서 보호 조치를 게을리하고 장 씨에게 수갑만 하나 채운 뒤 이상 행동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사실상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무원인 구치소 근무자들의 위법행위로 인해 국가가 장 씨 등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장 씨가 수년간 폭음을 거듭해 알코올 중독증에 이르러 사고를 발생시킬 요인을 스스로 제공했다"면서 국가의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장 씨에게 앞으로 얻을 수 있었던 수입과 향후 치료비, 위자료 2천만 원 등을 더해 2억2천700여만 원을, 아내에게 위자료 1천만 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