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장의 설레임을 안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베이징 올림픽도 폐막식만을 남겨놓고 있네요. 안녕하세요. 박선영입니다.^^ 그동안 '직찍시리즈'를 통해 방송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경기장 안과 밖의 소식들을 전해드릴려고 노력했는데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앞서네요. 흑흑 -_ㅜ 경기 시작부터 온 국민을 환호케 했던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 금메달을 넘어 세계를 번쩍 들어올렸던 장미란 선수, 미드보다 짜릿한 흥미진진한 9부작 드라마를 완성시켜준 야구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으로(으쓱으쓱^^*)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베이징 소식들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 첫 출장의 설레임을 안고 베이징으로!
사실 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입사이래 첫 정식 출장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소풍가는 어린 아이마냥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고, 또 흥미로웠습니다. TV로 봤을 땐 미처 몰랐던 것들을 이곳 베이징에 와서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또 배우게 됐습니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는 저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인기 종목, 인기 선수, 그리고 메달이 걸린 경기에만 열광했었는데요. 막상 이곳에 와서 느낀 것은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너무너무 훌륭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기종목, 비인기 종목,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 아쉽게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던 선수... 이렇게 구분지어 생각하는 단순한 논리들이 사실은 너무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더라는 것이었지요.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짧게는 4년, 길게는 그 이상을 올림픽을 향해 이를 악물고, 단 한번의 영광의 순간을 꿈꾸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렸던 땀과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하고 있었음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됐습니다.
◈ 왕기춘 선수의 눈물, 그 뒤에는...
대회 3일째 되던날이었죠? 유도 -73kg급의 기대주 왕기춘 선수가 경기 13초만에 한판패를 당하며 금메달을 아쉽게 놓쳤던 경기 모두 기억하실텐데요. 왕기춘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에게, 그리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쓸쓸히 뒤돌아서 갔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우리 국민들 실망도 컸을텐데요. 왕기춘 선수의 경기가 모두 끝나고, 우연찮게 왕기춘 선수의 인터뷰가 실리는 라디오 방송의 나레이션을 하게 됐습니다.
8강전에서 당한 늑골 부상, 유도부 회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던 살림, 가족들이 자신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미안하다며 눈물 짓는 왕기춘 선수.
부모가 잘못해서 애한테 너무 큰 짐을 준 것 같아 미안하다며, 지금까지 너무 고생한 아들이 안쓰럽다며, 내 마음을 다 주고 싶다는 아버지. 모든게 잘 밀어주지 못한 부모 탓이라며 울먹이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 △왕기춘 선수의 라디오 나레이션 방송 들어보기 | ||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의 그 지난했던 과정을 미쳐 살피지도 못한채 결과만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는데요. 경기가 끝난 후 왕기춘 선수가 왜 그렇게 서럽게 눈물을 흘려야 했는지 뒤늦게서야 그 마음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메달의 색깔, 혹은 메달의 유무에 따라서 선수들의 희비가 갈린다고는 하지만 제가 이곳 베이징 현장에서 느끼고 봤던 올림픽은, 정말 말 그대로 세계인의 축제일뿐이었습니다.
◈ 최선 다한 여러분 모두가 '베이징의 영웅' 입니다
- '금메달을 따면 텔미춤을 추겠다'는 왕기춘은 아직 20살, 그의 꿈은 조금 더 연장되었을 뿐입니다.
- 예기치 못한 부상에도 바벨을 놓지 않았던 이배영 선수, 세계인은 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습니다.
- 자신의 부진으로 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는 이승엽 선수, 그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 마지막 1초에 고개를 숙였던 여자 핸드볼팀, 그들은 결코 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광고 속의 노래말처럼,, 메달 못 따도 최선 다했으면 되는 거지요.^^ 모든 선수들이 경쟁하고, 자신 이외의 사람은 모두 라이벌로 만나게 되는 스포츠 경기. 하지만 또 하나의 '화합의 장' 이곳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한 대한민국 선수단 여러분, 여러분이 진정한 올림픽의 영웅들이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박선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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