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로 시작된 '박수근 위작' 공방의 전선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빨래터'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스터디빨래터' 사이트를 운영 중인 미술품 과학감정 전문가 최명윤 명지대 교수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의 의뢰로 진행됐던 과학감정 분석에 사용된 기준작 7점에 대해 검증을 벌인 결과, 최소 5점이 위작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13일 주장했다.
앞서 최 교수는 지난 7월 기준작 7점중 '고목과 여인'은 올해 1월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으로부터 작품 수복(修復) 의뢰를 받았으나 1980년이후 만들어진 가짜라고 판정, 돌려보냈던 작품이라며 기준작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1950년대 초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제작된 박수근의 진품 7점을 입수해 물감 원소를 분석한뒤 이 결과를 미술품감정연구소의 의뢰로 진행된 과학감정 기준작의 원소 분석 내용과 비교해 내린 판단"이라며 "물감 원소 검증을 통해 위작이라고 판단한 4점의 그림은 진작들과는 판이한 원소 분석 형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목과 여인'을 포함하면 7점 중 5점 이상이 박수근의 작품이 아니고 위작이라는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이들 5점 중 2점은 서울옥션을 통해 거래됐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자체 입수한 7점의 진품을 대상으로 물감 원소를 분석한 결과, 진품은 주황색을 구성하는 수은(Hg)이 거의 검출되지 않지만 서울대 등이 과학감정 때 사용한 문제의 기준작들은 많은 양의 수은이 포함돼 있고 카드뮴(Cd)도 자체 분석한 진품에 비해 1천배가량 많이 사용되는 등 박수근의 진품과는 판이한 원소 분포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옥션은 최 교수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윤철규 대표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단 아트레이드측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 집중한 뒤 최 교수의 주장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법적 대응 여부 등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그 많은 경매 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서울옥션이 작품 진위 문제 때문에 고객에게 환불한 사례는 이중섭 사건 때 한번 밖에 없을 정도로 일 처리를 꼼꼼하게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빨래터의 위작 의혹을 제기했던 아트레이드의 류병학 편집주간은 서울옥션이 자신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놓고 있으나 아예 맞고소를 통해 형사 사건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명윤 교수는 "박수근의 작품은 1975년 10주기 전시 때 문헌화랑 도록으로 91점만 소개됐으나 1985년(열화당 도록) 169점, 1995년(시공사 도록) 199점 등으로 늘어왔고 추가된 작품들에 대한 학술적인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도록에 포함된 박수근 작품도 진위를 가리는 작업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진위 공방의 추가 확산을 예고했다.
<박수근 '빨래터' 진위 논란 일지>
◇2007년
▲5월22일 서울옥션 경매서 45억 2천만 원에 낙찰
▲12월말 미술전문지 아트레이드 창간호 '위작 의혹' 보도
◇2008년
▲1월9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진품 판정
▲1월23일 서울옥션, 아트레이드에 대해 30억 원 손해배상 소장 접수
▲7월3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과학감정 의뢰결과 '진품' 공식발표
▲7월9일 최명윤 '스터디빨래터' 사이트 개설
▲7월22일 최명윤 "기준작 중 '고목과 여인'은 위작" 주장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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