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정치인, 경제인, 공직자 등 총 34만여 명에 대한 8.15 사면을 단행하면서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밝혔다.
대기업 총수들이 포함된 이번 사면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지만 침체일로에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기업인들에 대한 '족쇄'를 과감하게 풀어줘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확고한 소신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면안을 의결하면서 "일각에서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고심도 많았다"면서 "나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지만 기업인들이 해외활동에 불편을 겪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형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에 대한 조기 면죄부가 비록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고 여론의 질타를 받을 공산이 크지만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는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경제5단체에서 요구한 기업인들을 대부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켜 경제계 '기살리기'에 적극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제계의 화답도 요구했다. 정부가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재벌 총수 등에 대한 사면을 단행한 만큼 경제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살리기에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면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보다 공격적 경영으로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는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상생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대기업의 사회공헌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면은 건국 60주년을 맞아 국민대통합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기업인과 국민의 힘을 모으자는 의미에서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번 사면으로 인한 사법경시 풍조 등을 우려, 새 정부의 법 질서 엄정 준수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법 질서를 엄정히 지켜 나간다는 새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면은 현 정부 출범 이전에 법을 어긴 사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새 정부 임기 중 저지른 부정비리에 대해서는 공직자나 기업인을 불문하고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공천로비 사건이나 한나라당 유한열 상임고문의 국방부 납품청탁 의혹 등 새 정부 출범 후 발생한 비리에 대해서는 사면복권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면은 공직자 기 살리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체 사면대상 34만여명 가운데 90%가 넘는 32만8천여명이 지난 정부에서 경미한 과오로 징계처분을 받은 전.현직 공무원들이기 때문이다. 징계 사면으로 현직 공무원의 경우 향후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공직자들의 복지부동, 무사안일 태도를 거세게 비판하는 바람에 공직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심지어 일각에선 반정부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8.15특사 '경제' 최우선 고려
새 정부 비리엔 'NO 사면' 대원칙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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