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실제로 공장을 갖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집법)에서 사업장 면적이 500㎡ 이하일 경우 공장등록이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굳이 등록을 하지 않고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공장에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중소기업 생산설비정보화사업'에 지원을 신청했으나 신청자격을 갖추지 못해 탈락했다며 억울해 했다.
이 사업의 운영지침에서 지원대상을 산집법에 의해 공장등록이 된 기업에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24일 제5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보고한 '기업 현장애로 개선안'을 보면 이 같이 불합리한 고시, 지침 등으로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승강기제조업체가 한 기종에 대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공장심사와 부품심사를 마쳤지만 동일 기종의 다른 모델을 생산할 경우 다시 공장심사를 받아야만 했다.
또한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원사업의 경우 말 그대로 성장이 유망한 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정책목적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수출실적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올해 수출실적이 있더라도 지난해 실적이 없다면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해당 기관이 법령을 소극적으로 해석해 중소기업들이 애로를 겪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B 전통시장은 기존 시장건물의 2, 3층에 주차장을 증축하려고 했으나 해당 관청으로부터 다소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건축법 개정으로 건물을 지을 때 건축선으로부터 기존 1.5m에서 3m 이격해야 하므로 2, 3층을 증축할 때 기존 건물과 3m떨어뜨려 건축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시장건물은 주변 건물로부터 1.5m 떨어져 지어져 있는 상태로 관청이 요구한 대로 건물을 증축한다면 2, 3층은 별도 기둥을 설치하고 주차면적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창업기업 세제 감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창업기업인 경우 농지보전부담금 등 11개 부담금이 면제되는데 이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른 창업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 경우에 한한다.
그러나 '산집법'에 따라 창업을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 지자체들이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르지 않았다고 세금 감면에 난색을 표했다.
즉 똑같은 제조업 창업인데 의거한 법령이 다르다고 감면혜택을 주지 않는 것.
이와 같이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중소기업청은 지난 3월부터 '1357 현장기동반'을 통해 1천497건을 발굴, 개선조치를 취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로부터 129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해 이중 45건에 대해 개선하고 나머지 사항은 관련 부처와 검토 중에 있다.
중기청은 이 중 1인 전문기술자가 5억원 미만의 건설공사를 2개까지 관리할 수 있게 한 규정을 3개까지로 늘림에 따라 연간 3천억원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관련 주파수 대역을 5.75㎒-864㎒에서 5.75㎒-1천2㎒로 확대해 5년간 300억원을 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은 이날 열린 국가경쟁력강화회의를 통해 이처럼 중소기업 현장에 아직도 어지럽게 박혀있는 규제를 뽑아내는데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그간 중소기업 규제완화는 여러 차례 실시됐으나 여전히 복잡한 법령과 규정 틈새에 뿌리깊이 얽혀있는 규제가 적지않아 기업활동에 애로가 많다는 중소기업들의 호소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아울러 이미 정착된 규제를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신설규제에 대한 사전 검토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중소기업에 신설되는 규제가 불균형·불합리한 부담을 주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규제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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