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김해 봉하마을에 있던 대통령기록물을 성남의 대통령기록관까지 가져 와 임의로 반환함에 따라 국가기록원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일단 노 전 대통령 측의 대통령기록물 반환이 `정상적인 조건과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임의적으로 이뤄진 대통령기록물 반환이 관계 법령에 부합하는지, 또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갖고 내려 갔던 대통령기록물이 온전히 반환됐는지 등을 세밀히 따져 본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 "일단 수령" but 처리 방향은? = 국가기록원 산하 대통령기록관은 노 전 대통령 측이 19일 새벽 대통령기록물이 저장된 컴퓨터 서버 하드디스크 14개와 백업 파일 14개를 가져오자 일단 이를 수령했다.
그러나 국가기록원은 "봉하마을 측이 가져 온 기록물은 '완전 원상회수'의 정상적 조건과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면서 "우리 측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기록물을 임의로 가져온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노 전 대통령 측이 가져온 대통령기록물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면서 원본과의 정밀 대조작업도 벌일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 대응 계획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전자기록물을 이관할 경우 진본성, 무결성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이관 대상 기록물에 대해 검수(檢收) 등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으나, 노 전 대통령 측의 이번 기록물 반환은 이런 법정 절차를 완전 무시하고 이뤄졌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반환된 대통령기록물이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되지만 이번 경우는 정상적 프로세스로 이관받은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를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용 손상땐 '법적조치' 검토" = 국가기록원은 아직 노 전 대통령 측이 가져온 기록물에 대해 확인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내용의 일부 손상 또는 누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국가기록원은 18일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 전 대통령 측과 반환절차를 협의하면서 기록물의 '완전한 원상반환'을 위해 하드디스크와 함께 서버도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서버는 개인 재산"이라며 하드디스크와 백업파일만 돌려 줬다.
국가기록원은 또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하드디스크와 백업파일의 손상 등에 대비해 별도의 하드디스크 사본을 만들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노 전 대통령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18일 오후 양측간 기록물 반환 협의가 결렬된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 측은 관계 법령에 근거한 국가기록원의 협조 요청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국가기록원은 노 전 대통령 측이 "기록물을 직접 반환하겠다"고 밝힌 직후 "기록물 이중화작업(데이터 복사)을 거치지 않고 서버에서 하드디스크를 분리해 임의로 송부하는 것은 국가 중요 기록물의 훼손을 초래하는 행위이니 즉각 중지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이를 무시하고 서버에서 분리된 하드디스크와 백업 파일을 별도의 호송 조치도 없이 일반 차량에 실어 성남의 대통령기록관까지 가져 왔다. 국가기록원은 이 과정에서 데이터 일부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국가기록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기록물이 저장됐던 서버를 돌려 주지 않은 것도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서버의 데이터 복사 기록을 확인하지 않고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던 대통령기록물의 백업 파일이 몇 개나 만들어졌는지, 다시 말해 노 전 대통령 측이 임의 반환한 백업 파일이 전부인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아직 손상 여부 등이 확인된 것은 없지만 기록물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나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법적 조치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을 무단 손상 또는 멸실시킨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중대한 과실로 대통령기록물을 멸실하거나 일부 내용을 손상시킨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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