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법원 "김우중 '1박 328원 펜트하우스' 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하루 328원의 턱없이 싼 가격에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한 호텔 집무실을 비워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김흥준 부장판사)는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 소유주인 ㈜씨디엘호텔코리아가 이 호텔 23층 펜트하우스(면적 903㎡)를 비워달라며 김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호텔을 소유했던 대우개발은 1999년 초 김씨에게 연 임대료 12만원에 힐튼호텔 23층을 25년간 임대해 주기로 계약했으며, 씨디엘호텔코리아는 같은 해 11월 김씨와의 계약을 포함해 대우개발로부터 이 호텔을 사들였다.

당초 대우개발은 김씨가 호텔에서 매년 객실요금과 식음료를 합해 5천만원 이상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켰으나 호텔 매각 직전 특별협약을 통해 이 조건을 빼버렸고, 김씨는 이후 6년 가량 해외에 체류했다.

재판부는 "대우개발이 그룹 해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김씨와 사실상 무료나 다름없는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이 호텔 매매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대우개발 대표이사의 배임으로, 반사회적 법률 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또 대우개발이 특별 협약을 통해 김씨에게 연간 5천만원 이상의 식음료 이용 의무를 덜어준 점과 고령인 그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점을 들어 "사실상 종신 무료 임차권을 부여한 것이고 이는 대우그룹 회장직과 관계없이 개인에게 재산상 특혜를 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씨디엘호텔코리아가 호텔을 사들이면서 해당 임대차 계약을 승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김씨 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배임 행위인 임대차 계약에 깊이 관여한 김씨의 신의가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앞서 씨디엘호텔코리아는 김씨와의 계약 때문에 펜트하우스를 이용할 수 없어 고객 유치에 지장이 있는데다 장기간 23층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 영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다며 지난해 1월초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20조원대 분식회계 및 9조8천억원 사기대출 등 혐의로 징역 8년6개월과 벌금 1천만원,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의 선고가 확정된 김씨는 지난해말 특별사면됐으나 추징금과 벌금은 면제되지 않아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된 상태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법원의 재산명시 재판에서 자신의 재산이 이 호텔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19억여원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판결이 확정되면 이마저 재산목록에서 빠지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