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서남표)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흡수 통합을 공식화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25일 KAIST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생명공학 연구교육집단으로 발전하기 위해 생명연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지난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공식 제출했다.
이 안에 따르면 KAIST는 통합 후 생명연을 부설 기관화하고 부총장급 원장을 임명, 연구원 운영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연구 외의 생명과학분야 교무 및 학사 업무는 생명과학기술대학장이 담당하고 교학부총장의 지시를 받도록 했으며 연구원이 교수직을 겸임할 경우 KAIST 교수직의 인사 규정을 적용토록 했다.
이 안에 대해 생명연은 대학중심으로 출연연구소를 통합하면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모두 부실해질 것이라며 대신 두 기관의 핵심역량을 결합해 문제해결형 기초원천연구를 수행하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학위·연구센터(DRC)인 'KRIBB-KAIST 바이오메디컬 융합연구센터(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생명연의 안을 거부하고 KAIST가 내놓은 안을 중심으로 통합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양 기관의 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ST와 생명연이 통합하면 KAIST는 연구 인력 500여 명에 연구예산이 1천억 원대에 이르는 생명공학분야의 국내 최대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앞서 KAIST는 지난 23일 IT관련 특성화 대학인 한국정보통신대(ICU)와 통합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IT분야 교수 수가 106명에서 170명으로, 학생 수는 2천700여 명에서 3천800여 명으로 각각 늘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규모 면에서 세계적 수준을 갖췄다.
부산에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와도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부설기관으로 흡수하는 등 외연을 급속하게 키워가고 있다.
이외에도 KAIST 서남표 총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KIMM) 등도 각각 방문해 통합을 포함한 협력안을 제안하는 등 몸집 불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KAIST의 이런 행보에 대해 교육과 연구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평가가 있는 반면 해당 기관의 의사와는 달리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적지 않은 반발도 나오고 있다.
KAIST 내적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데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자칫 조직의 비대화만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KAIST의 한 직원은 "통합 후 예산 확보 방안 등 구체적인 논의가 없고 정부 출연연구소와의 통합으로 정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기관 운영의 자율성도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특히 교직원이나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기관 통합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생명연 노조 비상투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를 등에 업은 KAIST의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생명연 구성원 대부분이 큰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26일 오전 전직원 회의를 열어 정부가 통합 추진을 강행할 경우 파업을 포함한 수단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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