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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쇄신안 '어떤 카드' 나올까

삼성 특검팀이 17일 오후 수사결과 발표와 맞물려 준비되고 있는 삼성 쇄신안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1일 이건희 회장의 '쇄신 검토' 발언 이후 이미 특검 결과에 따른 제도개선과 후속조치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당장 세간의 관심사는 이 회장 자신의 진퇴 여부를 포함한 거취에 모아지고 있다. 삼성이 전례없는 '종합판' 의혹사건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하고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삼성이 제대로 답을 내놔야 하고 그 한가지 방법은 이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여론이 적잖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삼성 문제의 근원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있다는 원론적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그룹에서 차지하는 이 회장의 막강한 카리스마와 지배력, 경영총괄 능력, 의사결정 역할을 배제한 채 무슨 쇄신이 있으며, 변화가 있느냐는 반문으로 이 회장의 2선 후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 회장이 상상을 뛰어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이날 현재까지 삼성 주요 인사들의 내부 기류는 그렇다.

오히려 이 회장이 당분간 오너 책임경영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도 일부 있지만 여러 여건상 무게가 실리기는 어렵다. 이 회장이 기소될 경우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그리고 경영권 이양에 필요한 자연스런 물리적 시간을 감안한 일정한 시점 이후 각각 진퇴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에 더해 인적(人的) 쇄신의 측면에서 볼 때 이것에 버금가는 대목은 전략기획실을 주도해온 핵심 수뇌진의 재편 수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차명계좌와 주식을 통한 자금 관리와 로비 의혹,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승계 등 핵심 사안을 주도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다.

여기에 전략기획실이 그룹 경영과 비즈니스 본류(本流)에 관련된 기능은 유지하되 무리한 방법으로 이 회장 재산을 관리하고, 경영권 승계에 관여하는 등의 부정적인 '그늘'은 이번 기회에 수술을 받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주요 인사들의 물갈이는 수반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 경우 삼성 집단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맡아온 전략기획실을 대체하는 새로운 조직이나 새단장한 전략기획실의 수장은 포스트 이건희 회장 시대까지를 염두에 둔 새로운 얼굴일 것을 예상된다.

언젠가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대권'이 넘어간다고 할 때 이 전무와 호흡을 같이 맞춰나갈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겠느냐는 논거에서다.

삼성 관계자는 "어찌됐든 만약 전략기획실이 재편된다면 그에 맞물린 인사도 있는 것이 당연한 수순 아니겠느냐"면서 "지금으로서는 전략기획실의 운명을 알 수 없기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전략기획실이 이 회장의 차명계좌와 주식 등을 통해 자금을 관리해온 관재(管財) 분야 등 특검 조사결과 드러난 문제와 엉켜있는 조직과 인력, 그리고 기능과 역할을 쇄신하는 그림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시민단체 등이 줄곧 문제 삼아온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고민 결과를 엿볼 수 있는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일단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지주사 성립 요건에 맞춰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 매집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체제가 경영투명성과 회사 이익 극대화에 들어맞는 선(善)도 아니라는 게 삼성 내부의 시각들이다. 결국 투자자와 주주 등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이 판단할 문제이고,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 발전과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경영체제가 우수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이슈에 대해 여지를 남겨놓되 이 회장이 앞으로는 세금 납부 등을 통해 경영권 대물림 작업을 떳떳하게 해나가면서 현재의 지배구조를 효율화하거나 다듬는 데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삼성맨들은 진단하고 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등을 원점으로 돌려 이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 그림을 백지화할 수도 없는 처지이고, 그렇다고 당장 큰 매력이 없는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거나 경영체제의 근본을 흔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무엇보다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임직원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내달중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각종 사내 행사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강남사옥 이전 등을 재추진하면서 삼성 창사 70돌 새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다만 사장급 인사의 경우 각 계열사가 모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필요한 진용 구축을 매듭지었기 때문에 최소화되거나 아예 없을 것으로 삼성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필요하다면 내년 단행될 정기인사를 통해 인력풀의 새판 짜기를 시도해도 늦지 않다는 점에서다.

또한 계열사별로 인력채용과 경영계획도 이른 시일내 확정하고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쇄신안에 무엇이 담길 지 지금은 확인할 수 없지만 그동안 언론 등 삼성 주변과 내부에서 줄곧 거론돼온 많은 '옵션' 가운데 몇몇을 선택하는 문제만 남아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이 회장이 어떤 옵션 선택을 통해 이 회장 스스로 밝힌 삼성의 '쇄신'과 '재탄생'을 이끌 지, 그리고 그 선택의 폭이 주변의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로 나타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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