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암으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안 남자가 그 동안 사귀어온 여자 친구와 결혼,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머무는 호스피스에서 허니문을 보내고 있다고 오클랜드에서 발행되는 '센트럴 리더'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돈 킨즈먼(62)이라는 남자가 지난 2월16일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자친구 돈과 결혼식을 올렸다면서 킨즈먼은 의사로부터 가슴에 퍼지고 있는 암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날 5년 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해온 돈에게 자신과 결혼해줄 것을 요청했었다고 소개했다.
신부인 돈은 당시 상황과 관련, 청혼을 받은 뒤 두 번 다시 생각해보지 않고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돈은 "병원 주차장에서 그가 '아주 좋은 소식이 아닐지 몰라도 나와 결혼해 달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을 떠나려고 했으나 신랑의 병세가 좋지 않아 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주일 뒤에는 킨즈먼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는 바람에 오클랜드에 있는 머시 호스피스에 입원하지 않으면 안 됐다. 두 사람이 허니문을 호스피스에서 보내게 된 셈이다.
이들의 사정을 안 호스피스 직원들은 킨즈먼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 양초와 꽃, 초콜릿 등을 잔뜩 갖다 놓아 무거운 공기만이 감돌던 병실을 순식간에 멋진 신혼 방으로 바꾸어주었다.
돈은 "아주 특별하게 우리를 위해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그 방을 보는 순간 나는 침대 위에 쓰러져 엉엉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는 정말 아주 특별하고 멋진 순간 이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오클랜드에 있는 한 부동산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20여 년 전이었다.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은 킨즈먼이 호주로 떠난 뒤 돈이 그의 사업을 돕기 위해 뒤따라 호주로 건너가면서 가까이서 생활하긴 했으나 이렇다 할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킨즈먼은 당시 생활에 대해 모두 집시 같이 살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헤어진 두 사람이 가까워진 건 각자 세상을 떠돌다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오고 난 뒤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킨즈먼이 등과 팔에 퍼진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30여 차례의 방사선 치료와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의사가 최종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돈은 호스피스에서 보내는 자신들의 허니문에 대해 모든 직원들이 아주 특별하다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순간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꾸며준 신혼 방에 킨즈먼도 만족해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의 병세도 조금은 나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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