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수도권 첫 '국민참여재판' 수원지법에서 열려

살인 혐의에 "정당방위 무죄" 주장…날선 공방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2.여)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17일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서 전담재판부인 형사12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일반인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은 대구지법과 청주지법에 이어 이번이 전국에서 세번째, 수도권에서는 처음이다.

피고인 김 씨는 지난 1월 화성시에 있는 자신의 음식점에서 전 남편의 친구인 유모(55)씨가 찾아와 채무관계로 다툼을 벌이다 유 씨를 둔기로 때리고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주방에 숨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은 배심원 선정절차에 이어 피고인과 증인을 상대로 신문하는 공판, 배심원들이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및 형량을 토의하는 평의, 평의결과를 참고로 재판장이 형을 결정하는 선고 순으로 진행됐다.

◇배심원 선정부터 신경전

오전 8시부터 법원에 나와 질문표와 배심원 선정절차 안내문을 받고 법원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배심원 후보들은 새로운 제도에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나온 김모(63.수원시)씨는 "국민을 재판에 참여시킨다는 것은 잘된 일"이라는 소감을 말했으며, 이모(28)씨는 "갑작스레 통보를 받아 얼떨떨하다"면서도 새 제도에 참여한 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법원은 오전 9시 30분부터 비공개로 배심원 선정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은 이달초 배심원 후보예정자 명부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후보자 230명에게 배심원 선정 통지서를 발송했으며 이날 배심원 선정절차에 출석한 64명 가운데 12명을 다시 무작위로 선정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12명을 상대로 개인신상과 가치관, 법 지식 등에 대한 질문을 던져 불리한 배심원을 기피신청하는 방식으로 배심원 9명과 예비배심원 3명을 가려냈다.

검찰과 변호인이 2차례에 9명의 배심원 후보를 '이유를 달지않고'(무이유부) 기피신청하면서 배심원 선정절차가 40분 정도 지연됐다.

◇치열한 공방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과 변호인 3명, 검사 2명, 배심원들이 출석하고 가족과 취재진, 방청객 등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본격적인 공판절차를 진행했다. 일반 공판과 달리 검사와 변호인 모두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증거자료를 보여주고 손짓까지 해가며 조목조목 설명하는 모습이 미국식 법정을 연상케했다.

피고인 김 씨는 '양형 불이익을 우려한' 재판부의 배려로 수의 대신 감청색 외투를 입고 나와 공판내내 얼굴을 들지 않았고 가끔 흐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 측 증인(수사경찰관, 국과수 부검의, 피해자 딸) 3명, 변호인 측 증인(피고인 딸 및 지인) 2명이 법정에 나왔고 검사와 변호인의 예리한 신문공세가 펼쳐졌다.

특히 변호인은 살해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에 대해 "피해자의 성추행과 폭행에 따른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이고 사체은닉 혐의에 대해 "단순히 옮긴 것으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하면서 살해 동기와 경위를 놓고 검사 측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반면 검사는 "피해자가 빌려준 돈(250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몸싸움을 벌인 끝에 살해하고 시신을 숨겼다"고 증거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반박했다.

공판 직전 공소사실 변경을 문제삼아 포문을 연 변호인은 첫 증인으로 나선 수사 경찰관을 상대로 둔기(수도파이프)에 대한 지문채취, 올가미 노끈의 출처 등에 대해 수사를 소홀히 했다고 몰아세웠고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며 제지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경찰관과 국과수 부검의, 피해자의 딸을 증인으로 세워 피해자가 정상적인 가장임을 강조했으며 피해자의 딸은 "(아버지 피살 후) 음식점(사건현장)을 찾아갔을 때도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었다"며 엄중처벌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공판이 끝나면 배심원단의 유.무죄 평의와 양형 토의를 진행한 뒤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판결은 이날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날 공판이 종결되지 않을 경우 18일 오후 속행된다.

(수원=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