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혜진이가 죽었다니요..저기 저렇게 웃고 있는데..."
지난해 성탄절 실종된 지 2개월여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혜진(11)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로 접어든 15일 오전 이 곳은 정적에 휩싸인 채 슬픔과 피곤에 지친 이 양의 가족과 친지 몇 명만이 새우잠을 청하고 있었다.
주말 이른 시간이라 조문객의 발길도 뜸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난 이 양의 어머니 이달순(42)씨는 아직도 막내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이 씨는 "지금이라도 `엄마'하고 뛰어들어올 것 같은데 죽었다니요..실감나지 않아요..저기 저렇게 웃고 있잖아요"라며 영정 속 혜진이를 바라봤다.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던 이 씨는 먼저 간 딸의 모습이 다시 떠오른 듯 이내 서러운 울음을 토해냈다.
이 씨는 "한창 꽃필 나이인데...한편 피어 보지도 못하고 먼저 가다니.."라고 한탄한 뒤 "범인을 꼭 잡아야 해요..하지만 그 사람에게 어떻게 한들 이 한이 풀리겠어요..혜진이는 돌아오지 않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전 9시가 넘어서자 작년 이 양과 같은 반이었던 명학초교 4학년 2반의 학부모 10여명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듯 침울한 표정으로 소리 죽여 이 양의 어머니를 위로했다.
한 학부모는 "혜진이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고 불안해요. 어린 아이가 이렇게 되서 착잡한 마음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네요"라며 일손을 돕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양의 장례는 당초 16일 오전 명학초교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나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17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이 양의 어머니는 "혜진이가 그렇게 좋아하던 학교에 들렀다 가기 위해 17일 오전으로 발인을 미뤘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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