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김무성 최고위원을 포함해 측근들이 대거 탈락한 4,9총선 영남권 공천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 결과에 대해 "그저께 의원회관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라며 "사적 감정을 갖고 표적 공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공보특보가 전했다.
전날 공천 결과를 보고받은 뒤 "어떻게 된 일이냐, 알았다"고 말한 뒤 침묵을 지켜온 그가 하룻밤 숙고 끝에 이번 영남권 공천의 성격을 자신에 대한 '보복 공천'으로 명실상부하게 적시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잠시 외출한 것을 제외하곤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본인의 거취 문제를 숙고했다.
박 전 대표가 누구와 면담을 가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을 포함한 측근들과 회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주변은 박 전 대표의 '기반'이었던 영남권에서 절반 넘는 계보 의원들이 탈락하는 사실상 '정치적 대학살'에 가까운 이번 사태에 종일 술렁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여론조사 수치 등을 제시하며 공천 심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재오, 이방호가 공천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고, 당권 장악의 가장 큰 장애물인 나를 몰아내려고 한다"면서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했던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 나는 오늘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재원, 박종근, 이해봉 의원 등 탈락한 '친박계' 의원 10여 명은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서청원 전 대표 주재로 오찬 회동을 갖고 향후 행보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탈락 의원들은 "이번 공천은 사기극이다", "내용을 보니 한심하다. 계파졸병을 앉혀놓고 이게 무슨 개혁이냐", "이런 식의 공천이면 곧 식물대통령이 탄생한다"며 이번 공천 결과에 비분강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미래한국당 및 자유선진당과 선거연대 혹은 미래한국당 입당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거취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이날 중 다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서 전 대표는 창당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 탈락한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이미 입당한 미래한국당(구 참주인연합) 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박 전 대표가 이같이 동요하는 측근들과 함께 탈당 수순을 밟을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오히려 현재로서는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박 전 대표 본인이 전날 공천에서 탈락한 유기준 의원 등과 위로 전화를 통해 "살아서 돌아와 달라"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하는 측근들의 탈당에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그렇다고 이들과 행동을 함께 하겠다는 결의까지는 포함되지 않은 말이다.
한 핵심 측근은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탈당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측근도 "총선 지원 유세를 안하는 것을 포함해 당내에서 저항을 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한 친박 의원은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 여론이고, 국민적 시각에서 이번 공천이 부당하다는 판단이 있어야 박 전 대표의 결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만약 결행한다면 한나라당은 거의 무너진다고 봐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출마자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가 형성되면 과반 확보는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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