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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명단' 추가발표, 특검 본격수사 단초되나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5일 삼성그룹의 '떡값 명단'을 추가로 발표함에 따라 삼성 특검팀이 이를 단서로 로비 의혹 수사를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대상자들 중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맡게 된 고위직 관료들이라는 점에서 특검이 이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선다면 그 파장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함께 이름이 공개된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투자유치 태스크포스 자문위원을 역임한 바 있어 새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일단 특검팀은 이날 "사제단이 공개한 내용을 향후 수사에 참고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작년 11월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 전·현직 최고위급 인사들이 해당되는 이른바 '떡값 검사 3인'의 명단을 공개했는데도 특검이 관련 수사에서 진척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의혹 내용의 증거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명단의 상당수 내용은 김 변호사가 직접 공무원들에게 떡값을 제공했다는 것이 아니라 삼성 임원들이 로비를 맡았다는 것인데, 해당 임원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입을 닫아버리면 명단의 증거가치도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사제단이 발표한 내용에도 금품이 오갔던 시기와 장소, 액수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특검팀이 이 내용만을 근거로 당사자를 소환해 조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작년 기자회견 내용과 이날 발표된 내용은 차이점이 있다.

작년에는 삼성 임원들이 대상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사실을 김 변호사가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날 공개된 명단 대상자들 중 김 국정원장 내정자의 경우, 김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다르다.

작년 회견 내용은 수사의 단서 내지 첩보가 될 뿐이지만 김 변호사가 로비 대상자에게 돈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는다면 `증거'로서의 가치를 갖추게 돼 특검팀이 보다 신속하게 로비 관련 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

더구나 사제단측은 이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금품을 전달한 김 변호사가 증언을 하면 될 일이고 당사자의 발뺌과 증언 사이에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수사기관이 식별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변호사가 '뇌물공여' 내지 '금품수수 관여'라는 책임을 떠안을 수 있는 상황까지 감수하고도 특검팀에 협조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김 변호사의 증언 내용 등이 신빙성 있는 것으로 판정된다면 특검팀이 삼성그룹과 고위급 공무원 간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에 전격적으로 착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경우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삼성 사건'이 법조계와 정치권에 큰 파장을 가져올 뇌물 스캔들로 번질 수도 있어 향후 수사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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